연남동 빙굴빙굴 빨래방
김지윤 지음 / 팩토리나인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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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탁소를 이용해 본 적은 있지만 빨래방은 사실 한번도 이용해 본적이 없다. 말 그대로 빨래방이니 집에서 세탁을 하기 힘들 경우 빨래를 가져가서 하는 것일텐데 건조까지 할 수 있으니 건조기가 없는 경우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렇기에 이런 지극히 생활 속 누구라도 찾을 수 있고 방문의 목적이 딱 정해져 있는 공간이기도 한 빨래방이라는 장소를 무대로 펼쳐지는 작품 『연남동 빙굴빙굴 빨래방』에서는 과연 어떤 위로와 감동을 선사할지 기대되었다.

 

빨래방 이름도 귀엽다. '빙굴빙굴 빨래방'은 연남동에 자리한 어떻게 보면 지극히 평범한 동네 가게 중 하나이다. 그런데 이 평범해 보이는 빨래방을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것이 있다면 바로 다이어리다. 

 

빨랫감을 세탁기에 넣고 빨래가 다 끝나기를 기다리는 동안 누구라도 다이어리에 자신이 고민하는 것을 쓸 수 있고 그 고민에 대해 다른 누군가가 답을 남겨 놓는 것이다. 고민을 남기는 사람도 그 고민에 대한 답을 남기는 사람도 장난이 아닌 진지함이 묻어난다는 점이 의미있다.

 

세상에 고민없는 사람들은 없을 것이고 때로는 자신의 고민을 다른 이와 나누면서 자신이 찾지 못한 해답을 얻기도 할 것이고 또 누군가는 답을 찾아주려는 그 행위만으로도 위로를 얻게 될지도 모른다. 어쩌면 누군가가 나의 말에 귀기울여준다는 사실이 큰 힘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작품 속에서 다이어리에 글을 남기는 사람들은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 내가 될 수도 있고 너가 될 수도 있고 우리가 될 수도 있는... 그들이 고민하는, 겪은 또는 겪고 있는 일들 역시 우리가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일들이라는 점에서 일단 공감대를 자아낸다. 

 

그렇게 빙굴빙굴 빨래방에 놓인 다이어리에 차마 말할 수 없었던 다양한 고민들을 써놓으면 누군가가 그 글을 읽고 위로의 답글을 적어준다. 건조까지 끝난 빨래감은 어느새 더러움이 사라지고 뽀송뽀송하면서도 포근한 느낌을 선사한다. 왠지 기분 좋은 느낌. 아마도 알 것이다. 잘 마른 빨래가 주는 포근함 말이다. 

 

이 작품 속의 다이어리는 고민을 적은 이들에겐 그런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 아닐까 싶다. 평범한 사람들의 고민, 그러나 충분히 우리 모두에게 걱정거리와 고민이 될 수 있는 일들에 대한 따뜻한 위로와 공감이 다이어리에 고스란히 담기고 묻어나서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의 마음도 몽글거리게 해 줄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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