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괴자들의 밤 안전가옥 FIC-PICK 6
서미애 외 지음 / 안전가옥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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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애거서 크리스티에 대해 모르지 않을테고 그녀의 작품들 중 다수가 영화화되기도 했다는 것을 알 것이다. 역시나 그녀의 작품 속 주인공 중 상당히 유명한 탐정으로서 미스 마플이라는 캐릭터를 모르진 않을텐데 이번에 만나 본 『파괴자들의 밤』은 바로 이 미스마플이라는 이름에서 착안한 ‘미스 마플 클럽’이라는 미스터리 작가님들의 모임의 서미애, 송시우, 정해연, 홍선주, 이은영님 작가님이 하나의 테마로 펴낸 작품이라는 점에서 상당히 흥미롭게 느껴진다.

 

한국의 대표하는 미스터리 작가분들의 다섯 작품을 한 권의 책으로 만나볼 수 있는 단편소설모음집이기도 한 『파괴자들의 밤』의 테마가 바로 ‘여성 빌런’이기에 더욱 기대되는 것도 사실이였다. 

 

예전에는 주인공, 소위 착한 역할을 하는 주인공이 당연하게 인기였다면 최근에는 주인공보다 더 매력적인 조연으로서 빌런이 주목받는 시대인데 이 책에서는 악당에 가까운 여성 빌런들을 내세워 재미난 이야기를 펼쳐보인다.

 

서미애 작가님의 「죽일 생각은 없었어」는 헬스 트레이너이지만 사실은 살인자인 주희가 여성 전용 헬스장으로 직장을 옮긴 후 어느 날 전 남친의 스토킹을 피해 다시 헬스장으로 돌아와 도움을 요청하는 한 여성 회원을 도와주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데 지극히 평범해 보이는 주희의 진짜 모습이 제목과 맞물려 이 정도는 악당이나 빌런이 아닌 살인자라고 해야 할 것이기에 이유가 어찌되었든 이렇게 우리 주변에 지극히 평범하게 살아가는 사람이 살인자라는 것이 무섭게 느껴졌던 이야기다. 

 

송시우의 작가님의 「알렉산드리아의 겨울」은 이제 경우 8살인 정우라는 아이의 살해범을 둘러싸고 진짜 범인은 용의자로 지목된 김윤주가 맞을까하는 의문점과 그녀의 주장대로 윤주는 정말 다중인격장애자이가 아니면 이 마저도 자신의 범죄를 숨기기 위한 하나의 장치일까 싶은 의구심을 갖게 하는 작품으로 일부 살인자들이 자신의 죄를 정신장애로 둔갑해 낮은 처벌을 받으려는 사례가 적지 않은만큼 눈길이 갔던 작품이다. 

 

정해연 작가님의 「좋아서가 아냐」는 위험한 상황에 놓여 있는 지영을 도와 준 태현이 자연스레 그녀에게 고백을 하고 두 사람은 연인이 되지만 이후 지영의 집착과 스토킹으로 인해 일상에 지장을 받게 된 태현이 이별을 고한 후 벌어지는 반전 스토리를 담고 있다.

 

홍선주 작가님의 「나뭇가지가 있었어」는 실종된 한 남자가 3년 후 시체로 발견되고 그가 사실은 유명한 과학자였던 김민규 교수라는 점이 밝혀지면서 그의 죽음을 밝히기 위한 경찰과 그 형사가 지목한 용의자 한경의 이야기가 그려지는데 단순한 실종과 살인이 아닌 것이라는 점에서 단조로운 미스터리 구도를 탈피한 흥미로운 작품이다. 

 

마지막 이은영 작가님의 「사일런트 디스코」는 아빠의 죽음, 그 죽음이 엄마의 살해에 의한 것이라는 사실을 아는 나라는 존재가 사건 이후 집으로 돌아와 벌어지는 일들을 그리고 있는데 과연 엄마는 왜 그런 행동(선택)을 했고 아빠의 죽음 이후 나타난 존재가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지 마치 환상문학 같은 느낌이라 이전의 작품들과는 조금은 결을 달리하는 분위기의 미스터리 단편이 아니였나 싶다.

 

짧은 이야기들이지만 완성도가 높고 악당이라는 수준을 넘어서는 캐릭터들이 보여주는 미스터리가 상당히 섬뜩하고 오싹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이야기들이며 이 책처럼 하나의 키워드(주제로)로 탄생된 단편모음집을 더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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