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방의 계절
연소민 지음 / 모요사 / 202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즘 이런 분위기의 책들이 인기인것 같다. 그만큼 사람들이 책에서도 어떤 마음의 힐링을 바라는 바가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 서점이라든가 아니면 어떤 가게 공간을 배경으로 따뜻한 분위기의 공감가는 이야기를 담은 책들 말이다. 특히 그 공간을 찾는 사람들로 하여금 위로와 힘이 되도록 하는 에피소드들을 보면서 이런 곳이 실제로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드는 것도 독자들이 책을 통해서 그만큼 힐링을 얻는다는 반증일거라 생각한다.

 

『공방의 계절』은 표지부터 잔잔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그리고 제목에서처럼 이 공간은 공방이다. 얼핏 보면 카페 같기도 하지만 자세히 보면 뭔가를 만들고 있는 사람들이 보인다. 흙을 만지면 사람의 마음이 평온해진다고도 하는데 도예 공방 ‘소요(塑窯)’는 일산 밤가시마을에 위치해 있다. 

 

 

왠지 어느 동네에 있음직한 공방 같은 분위기가 편안함을 자아낸다. 그리고 이야기는 이 소요를 찾는 이들의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주인공 정민은 히키코모리로 스스로를 세상과 단절시킨 채 살아오다가 세상 밖으로 나갈 결심을 하지만 막상 나온 세상 속에서 어디로 가야 할지 길을 잃은 사람 같다. 그런 정민이 들어간 곳이 소요다. 사실 정민은 그곳이 카페인줄 알았다.

 

잘못 알고 들어 온 도예 공방은 오인이 아닌 인연이 되어 세상 밖으로 용기있게 나온 그녀를 포근히 감싸준다. 이제는 흙을 만질일도 심지어 밟을 일도 별로 없는 요즘 손으로 흙을 만지며 자신이 빚어낸 도기들이 가마에서 적당한 온도로 구워져 더욱 단단해지고 자신의 모습을 찾아가듯이 그녀 역시 이 경험을 통해 조금씩 단단해져 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물론 이 모든 일들이 일사천리로 이뤄지지 않는다. 몇 번의 계절이 지나고 조금씩 우울증과 난독증으로 고생했던 그녀의 삶도 조금씩 일상 속에서 비록 크진 않지만 어쩌면 더욱 중요할지도 모를 소소한 행복들로 채워져 가는 모습이 인상적으로 그려진다. 

 

 

작품 속 정민은 방송 작가였다가 그속에서 상처를 받았던 경험이 있고 이 일들은 세상 속에서 벗어나 혼자만의 시간으로 침잠케한 원인으로 작용하는데 공교롭게도 이 책의 저자인 연소민 작가님 역시 소설가인 동시에 방송 작가라고 하니 혹시 어느 정도는 자전적인 이야기인가 싶기도 했다. 특히나 저자 소개를 보면 현재는 프리랜서 방송 작가로 일하고 있고 작품 활동을 하지 않을 때에는 도자기를 굽는다고 하니 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정민 이외에도 각기 다른 사연들을 가진 사람들이 등장하고 어떻게 보면 이들은 서로의 상처와 아픔을 직접적으로 해결해줄 순 없다할지라도 공감해줌으로써 그 사람에게 힘이 되어주는 것일 아닐까 싶다. 내가 힘든 순간 말할 사람이 있고 내 말에 귀기울여 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위안과 힘이 되는지를 보여주는 작품인 동시에 그런 시간을 갖게 해주는 취미(라고 해도 될지는 모르겠지만)가 있다는 것도 참 다행인 일이구나 싶었던 책이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