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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박물관
김동식 지음 / 요다 / 2023년 3월
평점 :

상당히 인상적인 이야기로 포문을 여는 작품이다. 여느 평범한 작업장(수리나 건설 같은) 안 세 명의 남자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신이 자신이 창조한 인간이 마음에 들지 않아 없애 버릴지 말지를 인간에 대한 테스트를 통해서 결정한다는 다소 황당무계한 이야기인데 이야기의 말미에 이야기를 나누는 장소가 원전 폭발이 일어날 수도 있는 공간이라는 점이기 때문이다.
이런 곳에서 이토록 묘한 이야기라니... 과연 앞으로의 작품 속에서는 어떤 이야기들이 펼쳐질지 감도 잡기 힘들다. 게다가 『인생 박물관』이라는 제목은 더욱 내용을 짐작하기 힘들게 만든다.

무엇보다도 해피엔딩의 결말을 담은 작품이라는 점에서 더욱 마음에 든다. 프롤로그의 재앙과도 같은 상황 속에서도 해피엔딩의 결말을 기대할 수 있다면 비록 이야기일지언정 읽는 동안 무섭지만 읽고 난 이후에는 행복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단편모음집이라는 말에 걸맞게, 어쩌면 그 말을 알고 봐도 상당히 많은 편수의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는데 무려 열아홉 편이 소개된다. 지극히 인간적인 모습들-좋은 면이든 나쁜 면이든-인간이 가진 다양한 욕망과 감정들이 고스란히 담긴 이야기들이라는 점에서 더욱 흥미롭게 느껴지는게 사실이다.

비록 열아홉 편이긴 하지만 인간의 천태만상을 그려냈다고 할 수 있겠는데 지극히 현실적인 모습에서부터 때로는 너무나 극적인 이야기까지 다양하다. 자신이 자살을 하러 가겠다는 사람의 이야기도 있고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분유값이 없거나 월세를 낼 형편이 안된다거나)의 이야기도 나온다.
타인과 소통하지 못하는 사람부터 반대로 온라인 상에서 위로를 얻고자 하는 사람도 있고 모 낚시 방송을 보면 자신이 고기를 잡으면 남들이야 어떠하든 행복해 춤을 추기도 하는데(물론 오락적 요소로 재미를 위한 과장이 있겠지만) 이 책에서는 이를 능가하는 낚시에 미친건가 싶은 사람도 있으며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안타까운 사람들의 이야기도 만나볼 수 있다.
여러가지 힘든 상황 속에 놓인 다양한 사연들을 가진 사람들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갈 힘을 얻는 것은 바로 또다른 사람들을 통해서이다. 간혹 보게 되는데 가슴 따뜻해지는 이야기들,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이 서로의 힘든 점을 이해하고 서로 돕고 힘이되어 준다는 점에서 그래도 여전히 세상을 살만하구나 싶은 생각이 들게 한다.
요즘은 인류애가 살아있다고들 말하던데 그런 거창함까지는 아니더라도 인간성 상실의 시대, 여전히 인간다움이 작동하고 있는 시대가 지속되기를 바라는 마음이여서 그런지 몰라도 작가님의 해피엔딩 단편이 개인적으로 참 좋았던 작품이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