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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젤리크
기욤 뮈소 지음, 양영란 옮김 / 밝은세상 / 2022년 12월
평점 :

출간하는 작품마다 베스트셀러가 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프랑스와 우리나라는 물론 전세계적으로도 인기있는 작가 기욤 뮈소의 최신작 『안젤리크』는 어느 날 자신의 아파트에서 추락사한 것으로 알려진 왕년의 발레 스타의 죽음을 둘러싸고 그녀의 죽음에 얽힌 진실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제는 잊혀진, 죽음조차 다른 유명인사의 죽음에 밀려 대중의 주목조차 받지 못한 스텔라 페트렌코의 딸인 루이즈 콜랑주가 심장에 문제가 있어서 병원에 입원해 있는 마티아스 타유페르 앞에 나타난다. 그리곤 자기 엄마의 죽음이 타살의 흔적이 없다는 경찰조사에 의구심을 품고 사건을 의뢰한다.
과거 지하철에서 발생한 사건에서 대처의 합당성을 두고 사회적 질타와 감찰을 받은 바 있는 마티아스는 이후 경찰을 그만두고 탐정으로 일하고 있었고 결국 마티아스는 루이즈의 제안을 받아들여 공조 아닌 공조로 자신만의 방식으로 수사를 하게 된다.
이야기는 주요 등장인물들의 중심에서 서술되고 그 과정에서 안젤리크라는 간호사가 등장하게 된다. 그야말로 각고의 노력으로 파리 오페라 발레단의 최고 자리인 에투알 무용수의 자리에 올랐던 스텔라는 과거 현역 시절 오토바이에 부딪히는 사고로 몸이 좋지 않았고 연말연시 연휴를 앞두고 안젤리크라는 간호사가 대신 그녀를 돌봐주게 되었던 것인데 이야기가 진행되면 될수록 모든 사건의 정점에는 바로 이 안젤리크라는 간호사가 있다는 것이 밝혀진다.
흥미로운 점은 이야기의 무대가 코로나가 발생했던, 그래서 락다운이 실시되던 파리와 유럽을 배경으로 하고 있고 이 부분이 작품에서 주요한 사건의 전환점으로 작용한다.
늘 지금 자신의 삶보다 더 나은 삶을 꿈꿨던 그녀가 하룻밤의 일탈로 임신을 하게 되고 고민하던 때에 출장 간호사처럼 스텔라를 돌보고 그러던 중 스텔라의 윗층에 사는 한창 주목받고 있는 화가인 동시에 이탈리아의 근거지를 둔 명품 패션 브랜드인 아쿠아알타의 유일한 상속자이기도 한 마르코 사바티니가 바로 이 코로나에 걸려 쓰려졌을 때 신고를 하게 되는데 관계를 묻는 의료진에게 친구라고 했던 것.
처음 시작은 분명 선의였고 의도하지 않은 거짓말에서였지만 이후 그것이 가져 올 것들이, 그리고 자신이 누릴 수도 있는 것들이 그동안 자신이 그토록 바라던 삶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선의와 비의도적인 행동과 말은 결국 주도적인 계획하에 더욱 악랄하고 잔인해진다.
인간의 욕심이 어디까지인지 알 수 없는 가운데 수 백년 전부터 내려오는 유럽 가문들의 규합이 만들어낸 사적 재판, 가문의 명예, 그리고 엇갈린 인연과 감춰졌던 인연들이 얽히고 설키면서 이야기는 강한 몰입감으로 독자들을 사로잡을 것이다. 여기에 기욤 뮈소의 특유의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밝혀지는 인물들의 간의 치밀한 관계성, 숨겨진 반전이 드러나면서 작품은 더 큰 재미를 선사한다. 기욤 뮈소의 경우 은근히 불온했던 주인공이 드디어 안식을 찾듯 행복해지는 모습을 그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 작품에선 마티아스가 그랬던것 같다.
아울러 이 작품이 단발로 끝나기엔 아쉽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후반부로 갈수록 은근히 마티아스를 비롯해 루이즈와 스텔라의 맞은편 집에 살던 천재 해커라 해도 과언이 아닌 능력을 가진 로뮈알드 르블랑이라는 세 인물의 조합이 앞으로도 미스터리한 사건을 해결하는데 있어 은근히 어울리는 파트너쉽을 발휘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 기대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