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어의 마지막 한숨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22
살만 루슈디 지음, 김진준 옮김 / 문학동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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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만 루슈디의 작품을 읽어본 적은 없다. 그럼에도 이 사람이 내게 강렬하게 다가오는 것은 아마도 그가 1988년에 발표했다는 『악마의 시』라는 작품 때문일 것이다. TV를 통해서 그의 이 작품이 이슬람교와 관련하여 신성모독이라 규정되면서 그의 신변이 테러의 위험에 노출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과연 어떤 이야기를 썼길래 저렇게까지 하나 싶은 궁금증이 있었던게 사실이고 이번에 비록 바로 그 작품은 아니지만 살만 루슈디의 『무어의 마지막 한숨』을 만나볼 수 있어서 더욱 기대되었다.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의 222번째 도서로 출간된 이 작품은 그가 앞선 현대판 종교재판인 파트로 인해 살해 명령을 받은 이후, 도피 생활을 시작한 뒤에 나온 작품이라는 점에서 상당히 의미있게 다가오며 동시에 상당히 위협적이고 우려스러운 상황들이 이어지는 가운데 출간되었기에 이런 일련의 사건들이 이 작품에도 분명 어느 정도는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점을 감안하면 『악마의 시』와 함께 차례대로 읽어봐도 좋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제목에도 나오는 무어는 이 작품의 주인공인 무어를 지칭하는 것이며 작품 속에서는 바로 무어와 무어 가문의 가족사를 다루고 있다. 여기에 인도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져 있는데 한 집안의 역사를 이야기함에 있어서 내부적으로는 가풍이나 가족간의 관계가 중요한 영향을 미치겠지만 때로는 그 가족 나아가 가문이 존재했던 나라나 시대적 배경도 무시할 수 없다는 점에서 인도의 근현대사가 곳곳에 등장하는 부분은 무어의 가족들의 변천사와 맞물려 흥미롭게 작용한다.

 

 

작품 속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인물로서 무어의 어머니였던 아우로라이다. 그녀는 사실 당시 부와 명성을 모두 가진 다 가마 가문의 실세 중의 실세로 군림했던 며느리로 이야기는 이 아우로라의 삶에 이어 그녀가 낳은 1남 3녀(그중 유일한 아들이 무어다)의 이야기로 흐르는데 화가이기도 했던 아우로라의 작품은 당시 집안의 이야기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인도라고 하면 여전히 계급이 지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고 여성의 지위가 그다지 공고하지 못하게 느껴져 국제사회를 분노하게 만드는 사건들이 발생하는 점을 감안하면 아우로라가 보여주는 모습은 상당히 진취적이고 시대를 앞서가지 않았나 싶으면서 그와 동시에 어머니가 이런 행보를 보여주니 집안 자체도 평범하진 않아 보인다.

 

이야기는 이 무어의 집안을 중심으로 펼쳐지며 평범하지 않게 태어나 그 삶마저도 예사롭지 않았던 무어와 그의 주변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인도라는 사회, 그리고 인도의 역사를 잘 묘사하고 있는 작품이며 이는 한편으로는 아루로라라는 여성이 보여주는 강인함 내지는 예술가로서의 독립적이고도 자아중심적인 삶이 묻어나는 흥미로운 작품이다.

 

누구보다 작게 태어났으나 누구보다 빠른 삶을 살았던 무어의 시선에서 바라 본 지극히 비정상적인 삶을 사는 인물이지만 어쩌면 그렇기에 세상을 바라보는 남다른 시각이 만들어내는 이야기의 전달이 이 작품에 인도의 한 명문가의 역사와 인도의 근현대사를 아우르는 이야기를 더욱 의미있게 표현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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