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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피캣 식당
범유진 지음 / &(앤드) / 2023년 1월
평점 :

인간에게 있어서 욕망과 질투만큼 솔직한 감정이 있을까? 이 감정들이 때로는 나를 강하게 하고 나를 더 나은 모습으로 발전하게도 만드는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기도 하지만 사실 이런 경우보다는 그 반대로 질투와 욕망에 사로잡혀 그 사람을 시기하거나 아예 그 사람을 망치려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범우진 작가의 『카피캣 식당』은 인간의 이런 질투와 욕망, 그리고 탐욕이 빚어낸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는데 총 다섯 편의 이야기는 판타지 장르를 표방하고 있긴 하지만 어떤 특별한 인물의 감정이라기 보다는 누구나 한번쯤 느껴보았을수도 있는 감정들일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흥미롭게 다가오는 작품이기도 했다.

「거짓말쟁이의 초코파이」는 연예인 현아와 동명이인, 나이도 같은 정현아라는 인물이 여러모로 자신과는 너무나 다른 삶을 사는 무엇보다도 자신의 최애와 열애설이 터진 연예인 현아라는 인물에 질투를 느끼게 되면서 겪는 이야기이며 「부치지 못한 달걀말이」는 자신과는 입사동기로 외모는 물론 능력도 출중한 정기상이라는 인물을 애증하는 변만진라는 인물이 정기상의 인생을 훔치고 싶어하는 이야기다.
「회복의 레몬 꿀차」는 모든 것을 타고난 천재라고 생각했던 이만도가 사실은 그렇지 않을수도 있다는 것을 우연한 기회에 알게 된 김수아라는 인물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고 「돌고 도는 짜파게티」는 회복 불가능에 희망이 없다고 봐야 할 췌장암 3기 진단을 받게 된 최진혁이라는 인물의 이야기로 시한부 선고를 받은 후 자신과는 달리 건강한 누군가의 삶을 훔쳐서라도 삶을 살고픈 욕망을 그려낸다. 마지막 「감자밥과 주먹밥」은 주비단이라는 인물을 통해 젊음을 향한 갈망으로 나이들어간다는 것과 그렇게 노인이 되었을 때 세상이 얼마나 가혹한가를 보여주는 이야기이다.

누군가, 훔치고 싶은 인생이 있다면 자신이 이뤄 줄 수 있다고 말하는 카피캣 식당, 조건은 훔치고 싶은 상대의 영혼의 레시피를 알아오면 된다. 식당의 주방장이 그 영혼의 레시피로 음식을 만들면 손님은 그 사람의 영혼을 훔치고 주방장은 그 레시피를 얻게 된다.
여기서 영혼의 레시피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그것은 바로 음식과 관련된 기억으로 마음에 새겨진 음식 이야기인 셈이다. 어떻게 보면 소울 푸드라 불러도 될까 싶기도 하고 평생 가슴 속에 간직하고 있는 인생에서 가장 의미있는 음식과 관련된 소중한 추억일지도 모른다.
이는 그 사람이 지금에 있기까지 지대한 영향을 미쳤을 기억일지도 모른다는 점에서 단순한 미각을 의미하는게 아니라는 주방장 로키의 말이 이해가 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과연 이 다섯 명은 자신이 훔치고픈 사람들로부터 영혼의 레시피를 가져올 수 있을까? 톡특하고 흥미로운 설정이 옴니버스 형식의 영화로 만들어도 참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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