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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못 드는 밤의 궁궐 기담 ㅣ 궁궐 기담
현찬양 지음 / 엘릭시르 / 2022년 9월
평점 :

궁궐이란 하나의 거대한 세계다. 그것도 상당히 밀폐된 곳으로 아무나 들어올 수도 없겠지만 관리들처럼 출퇴근이 가능한 경우가 아니라면 마음대로 나갈수도 없는 것이 궁궐일 것이다. 특히나 다양한 곳에서 일하는 무수리, 생각시까지 모두 포함한 궁녀들의 삶이란 더욱 그럴지도.
자의든 타의든 비교적 어릴때부터 들어와 그곳의 법도에 따라 왕과 왕실 가족을 모시며 각자가 맡은 바 소임을 다하며 살아가는 궁녀들. 그리고 엄연히 권력을 둘러싸고 치열한 암투가 존재하는 궁궐에서 기담을 소재로 한 이야기라 상당히 흥미롭다.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기 전 위와 같이 무려 19개의 '궁녀 규칙 조례'가 있다. 처음 궁에 들어와 잘 몰라 혹시라도 실수를 한다면 이는 단순히 시정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때로는 목숨까지 잃을 수 있는 곳이 궁궐이다. 정의보다는 윗전의 기분에 따라 맞는 것이 틀리기도 틀린 것이 맞기도 할 수 있는 곳.
그렇기에 더욱 의미있게 다가오는 이 궁녀 규칙 조례는 상당한 무게감으로 다가온다.

일종의 금기조항과도 같은 주요 인물은 자신도 한때는 제법 부유한 양반가로 살았지만 오빠의 병환으로 집안이 몰락한 이후 세답방 궁녀로 들어 온 백희부터 무려 고려시대부 궁녀로 일하고 있어서 상당히 노련한 지밀나인 노아(이 당시는 조선 태종 때로 설정되어 있다.)가 주요 인물로 등장한다.
둘은 중전이 있는 교태전의 궁녀들이기도 하다. 교태전이 냉궁이 되어 유폐 아닌 유폐 상태인 가운데 다른 후궁들과 그들을 모시는 궁녀들과 함께, 중전의 딸인 경안궁주(공주)까지 더해져 궁궐 내에서 벌어지는 그리고 벌어졌던 기괴한 일들을 담아내고 있는 책으로 기담들이 앞서 소개된 궁녀 규칙 조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점에서 더욱 흥미로움을 더한다.
누군가에겐 평생 들어갈 일이 없는, 들어갈 수도 없는 곳이지만 궁녀들에겐 일터이자 집이기도 한 궁궐이지만 궁녀들은 아무곳이나 갈 수 없고 정해진 곳을 벗어나기도 쉽지 않았을터. 게다가 곳곳마다 지키고 있는 궁궐에서 궁녀가 사라지는 사건의 발생이 불러오는 공포와 그 사건들의 진실에 마지막까지 몰입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작품이였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