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 집, 여성 - 여성 고딕 작가 작품선
엘리자베스 개스켈 외 지음, 장용준 옮김 / 고딕서가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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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여성 고딕 작가 작품선이기도 한 『공포, 집, 여성』은 엘리자베스 개스켈, 버넌 리, 루이자 메이 올컷, 메리 셸리라는 네 명의 여성 작가가 당시 여성들의 모습이나 지위를 고스란히 보여줌과 동시에 한편으로는 차별화된 여성상을 동시에 보여주기도 하는 흥미로운 단편 모음집이기도 한데 문득 무려 100년은 훌쩍 넘겼을 시간의 흐름 동안 과연 여성은 그 시대와 얼마나 달라졌는가를 생각해보게 만드는 작품이기도 하다. 

 

「회색 여인」속 아나 셰러의 이야기는 작품 집필 당시의 현재적 관점에서 커피를 마시러 방앗간을 방문한 손님들이 우연한 기회에 안주인의 방에 걸린 한 여인의 그림을 보고 그녀에 대한 이야기를 주인으로부터 듣게 되면서 시작된다.

 

독일 태생의 아나는 학교 친구 소피의 끈질긴 초대로 그녀의 집이 있는 카를스루에로 여행을 가게 되고 그곳에서 소피의 어머니인 마담 루프레히트의 초대에 의해 방문한 무슈 투렐이라는 프랑스 남자를 소개받는다. 

 

소심하다고 해야 할지, 싫은 소리를 못한다고 해야 할지 무슈 투렐의 적극적인 선물공세와 구애를 딱 잘라 거절하지 못한 그녀는 결국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그와 결혼을 하게 되고 그의 성으로 향한다. 

 

가족들과 떨어져 생전 처음 가보는 곳에서 아는 사람 하나 없이, 게다가 분명 자신이 안주인임에도 불구하고 하인들은 그녀를 적대시하고 대놓고 무시하기도 하는 곳에서 지내게 되는데 무슈 투렐 역시 처음과는 달리 성에 도착한 이후 그녀에게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고 그를 배려로 파리에서 온 시중을 들어주는 아망트와 유일하게 마음을 주고 받던 중 독일에서 온 것 같다는 편지를  찾고자 평소 출입이 금지된 남편의 방으로 들어갔다가 남편의 진짜 정체를 알게 되는데...

 

당시 혼란하던 사회를 틈타 도적단인 쇼퍼(살인도 서슴지 않는다)의 두목이 남편이였던 것인데 이를 알게 된 이후 아망트와 아나는 목숨을 건 대탈주와 무슈 투렐의 추적을 위해 온갖 고초를 겪게 된다. 

 

「오키 오브 오키허스트, 팬텀 러버」는 오키허스트라는 영국 시골의 한 저택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6주간의 이야기로 윌리엄과 앨리스 부부의 초상화를 그리기 위해 오키허스트를 방문한 화가의 시선에서 서술되는데 상당히 매력적인 두 부부는 친적 사이인데(확실히 이 작품이 쓰여진 시대를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그중에서도 부인인 앨리스라는 인물이 기묘하다. 그리고 그 기묘함은 과거 조상대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에 대한 집착과 광기로 발휘되고 이는 곧 현재를 살아가는 두 부부 사이에도 영향을 미쳐 결국 파국을 넘어 파멸로 이르게 하는 이야기다. 

 

「비밀의 열쇠」은 짜증나는 일 문제라며 누군가가 오고 간 뒤 리처드 트레블린이 갑작스런 죽음을 맞이하고 아내 앨리스는 트레블린 가문의 마지막 후손이자 상속녀인 릴리언을 낳게 된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이들이 사는 영지에 16살의 영국인이라고 말하는 폴이라는 인물이 나타나 일자리를 구하고 릴리언의 조랑말을 관리하는 일을 맡기게 된다. 

 

어딘가 의문스러운 폴의 등장 이후 유령 소동이 발생하고 폴은 사라지는데... 과연 이 소년은 왜 갑작스레 트레블린 가문의 영지에 오게 된 것일까? 

 

마지막 이야기인 「변신」은 귀도라는 망나니 같은 남자가 등장하는데 그런 그에게도 약혼녀가 있고 그녀의 이름은 줄리엣이다. 장인이 될 토렐라에게도 딱히 예의를 갖추지 않는 귀도를 그래도 고쳐보려고 하지만 이 마저도 쉽지 않고 오히려 귀도는 더 극악무도한 일까지 저지려고 하다가 결국 추방당하고 이후 배를 타고 가다 난파 된 후  벌어지는 기묘한 이야기로 뭔가 끝까지 개과천선이라는 개념과는 거리가 멀어보이는 귀도의, 어떻게 보면 끝이 정해져 있던 파멸의 과정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작품이 아닌가 싶다. 

 

여성 작가 네 명이 자신만의 스타일로 그려낸 고딕소설 『공포, 집, 여성』은 표지나 분위기만큼이나 어둡고 특유의 음산한 기운을 선보이면서 작품 그 자체도 분명 흥미롭지만 영상화했을때 시대적 배경과 공간적 배경을 잘 그려낸다면 상당한 수작이 될 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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