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편함 속 세계사

우편함 속 세계사 - 129통의 매혹적인 편지로 엿보는 역사의 이면
사이먼 시백 몬티피오리 지음, 최안나 옮김 / 시공사 / 2022년 6월

손글씨로 편지를 써서 보내던 때가 있었는데 이제는 우편으로 받는건 죄다 고지서, 그나마도 전자메일로 대체되거나 카톡과 같은 메시지로 바뀌어서 더이상 손편지 구경하기가 힘들다. 심지어 조카들 중에서 큰 조카가 군대를 간 뒤 훈련병 시절이였던가 편지를 보내려고 하니 인터넷 사이트에 편지를 쓰면 그걸 출력해서 줬다고 하니 세상 참 많이 변했구나 싶었다.

이제는 사라져가는 편지들, 그런데 가끔 유명인사들의 오래된 메모가 화제가 되는 경우가 있다. 경매에 붙여져 수억에 이르는 값이 매겨지기도 하는데 내용도 중요하겠지만 그 당시의 상황도 중요할 터.

『우편함 속 세계사』를 보면 딱 이런 경우일 것이다. 역사 속 많은 인물들의 편지들이 무려 129통이 소개된다. 그런데 이 편지를 쓴 사람들이 세계사 속에서 한 획을 그은 인물들이라 일단 편지의 의미 자체가 개인 간에 주고받은 편지로만 치부할 수 없을 것이다. 

왕족에서부터 정치인, 화가, 작가, 부자(父子)지간, 친족 사이 등 주고받은 대상도 참으로 다양하다. 왕이 다음 왕에게, 정치인끼리 주고 받기도 하고 문학가끼리 주고 받기도 하다. 게다가 주고받은 이가 친족인 경우에는 한쪽이 유명인인 경우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보내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상당히 유명하거나 때로는 역사적으로 상당히 가치있는 편지여서 그 자체로 사료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도 있기에 이 책을 보는 묘미가 있는 것이다. 

특히나 129통의 편지를 사랑, 가족, 창조, 용기, 발견, 여행, 전쟁, 피, 파괴, 재앙, 우정, 어리석음, 품위, 해방, 운명, 권력, 몰락, 작별이라는 주제로 나눠서 소개하고 있다는 점도 흥미로운데 꽤나 많은 키워드만큼이나 왠만한 내용의 편지는 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책에서는 편지의 주인공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함께 주고받은 두 사람의 관계성, 그리고 그 편지의 주된 내용이 나오며 이후 실제 편지가 수록되어 있다. 원문은 없고 번역본으로만 수록되어 있는데 상당히 짧은 분량도 있지만 제법 긴 분량의 편지도 나온다. 

해당 편지가 갖는 의미가 언급되어 있기도 한데 한 권의 책에 이렇게나 많은 편지들이 담겨져 있다는 점도 흥미롭고 세계사 속의 유명인사들의 편지를 함께 읽어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편지의 내용만큼이나 의미있는 시간이지 않았나 싶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