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푼 영화

술푼 영화 - 술맛 나는 영화 이야기
김현우 지음 / 너와숲 / 2022년 6월

영화 속에 이야기의 흐름상 상당히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소품이 등장한다. 때로는 음식일 수도 있고 때로는 음악이나 장소일 때도 있다. 이번에 만나 본 『술푼 영화』는 그중에서도 술이 등장한다. 

대중들에게 꽤나 익숙한, 그리고 적어도 보진 못했더라도 대략적이거나 큰 줄기의 이야기는 알만한 영화들을 소개하는데 그속에서 술이 어떻게 등장했고 이야기에서 어떤 작용을 했는지를 보여준다. 그래서 제목에 '술푼'이라는 말이 들어간 것이다. '슬픈'이 아니라.

국내외의 다양한 영화들이 소개된다. 사실 모든 영화를 다 봤다곤 할 수 없다. 제법 오래된 영화도 있는데다가 본 영화도 내 기억 속에는 술을 마시던 장면이 있었나 싶은, 때로는 있긴 있었던것 같지만 내가 인상적으로 본 장면은 술과 관련된 장면이 아니였을 수도 있으니 말이다. 

그래도 술과 관련해서 너무나 유명해서 여기저기서 많이 패러디 되기도 했고 지금도 명장면으로 회자되는 영화도 있어서 그 장면을 알든 모르든 일단 영화 이야기를 하고 있기에 읽는 재미는 있는 책이다. 그리고 이후 이 영화들을 다시 보게 된다면(혹은 처음으로 보게 된다고 한다면) 그때는 이 책에서 언급한 부분이 눈에 확실히 들어올것 같기는 하다. 

술로 인해 문제가 심각해지기도 하지만 때로는 이 책 속에 등장하는, 영화들 속의 술 이야기는 영화에서 하나의 중요한 배역을 맡은 존재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 유명한 <내 머리 속의 지우개>에 등장하는 술을 마시는 장면이나 <신세계>에 등장하는 천진 금화 고량주를 마시는 장면, 나에게는 탱고가 더 각인되어 있는 영화 <여인의 향기> 속 잭 다니엘(솔직히 이 술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영화를 너무 재미있게 봤음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으로는 책에서 언급하는 영화 속 술과 관련한 이야기 중 가장 인상적이였던 것 마도 <쇼생크 탈출>의 맥주를 마시는 장면이 아니였을까 싶다. 감옥에 수감중인 죄수들이지만 그날 오후 작업을 마치고 나눠 마시던 시원한 맥주는 그들로 하여금 죄수가 아닌 자유인으로서 마치 하루 일과를 마치고 편안한 마음으로 마시는 그런 기분이니 평생 잊을 수 없는 맥주 맛이 아니였을까.

책은 영화 이야기, 영화 속 술과 관련된 이야기를 담고 있고 그 장면과 해당 술의 모습을 그림으로 보여준다. 그리고 술과 관련해서는 뒷이야기처럼 그 술의 유래라든가 아니면 술 이름과 관련된 흥미로운 이야기도 만나볼 수 있다. 그렇기에 책을 보고 있노라면 영화의 스토리가 머릿속을 스쳐지나가고, 재미있게 봤던 영화는 다시 보고 싶어진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