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주부 명랑제주 유배기
김보리 지음 / 푸른향기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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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무엇보다도 호기심을 자극했던 책, 『불량주부 명랑제주 유배기』이다. 유배라고 하면 귀향살이인 셈인데 왠지 표지 속 뒷모습이 제목처럼 명랑해 보인다. 게다가 불량주부라고 자신을 소개하고 있는 제목과 맞물려 왜 제주로 유배를 가게 되었을까 싶은 궁금증이 생겨날 수 밖에 없는 책이다. 

 


"벌이라면 짧고 상이라면 긴 시간, 30일"(p.5)

 

최근 화제인 한 달 살이를 저자는 유배라고 표현한 셈이다. 오십이라는 나이, 이것저것 다 내려놓고 훌쩍 떠난 제주 유배기. 분명 걸리는 것도 있었을 것이고 쉽진 않았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아이들 다 키워 놓으면 자신만의 생활이 있을거라 생각했지만 오십이 다 되어도 일상은 크게 달라지지 않음을 저자는 깨닫게 된다. 그런데 왜 그럴까에 대한 생각을 해보니 정작 걸림돌이 되는 건 바로 자신이였다는 생각. 어떻게 보면 자신만의 휴식기가 절실해 보이는 순간이 저자에겐 오십이라는 나이에 찾아온게 아닐까 싶다. 
 

 

유배 일기 속 제주에서의 생활기는 빠른 시일 내에 곧 돌아가야 할 것이 아니기에 좀더 여유가 있어 보이고 때로는 일상적인 모습으로 보이기도 한다. 제주에 위치한 소위 관광지라는 곳들을 작가님 역시 여행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가족들을 떠올리기도 하는데 일정에 쫓기듯 이동하는 여행이 아닌 조금은 현지인 같은 느낌으로 여유롭게 여행을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는 나 같은 사람에겐, 그리고 제주 한 달 살이를 꿈꾸고 있는 분들에게 이 책은 이런 유배라면 나도 당장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될지도 모를만큼 부러움을 자아낸다. 
 


책의 중간에 보면 유배 중 식사를 할 때 김밥과 막걸리를 먹는 것을 볼 수 있는데 묘한 조합이다 싶으면서도 한번 해보고 싶은 마음도 든다. 

 

그리고 그날 그날 제주에서의 유배 생활과 관련해서 잘한 일&잘못한 일이 마지막에 정리되어 있는데 가만히 보면 할까말까 고민한 일은 하고 나면 잘한 일이고 하지 않으면 아쉽고 잘못한 일로 남는다. 

 

그걸 보면서 새삼 깨닫는데 그게 뭐 어려운 일이라고... 당장 제주 유배까진 가지 못하더라도 일상 속에서 할까말까 고민되는 일들은 다른 부분에 엄청난 지장이 없다면 그냥 하자. 안하고 후회하는니 하고 나서 그래도 했다 싶은 마음이 드는게 더 낫겠다는 생각이 든다. 

 

한 달의 시간동안 넓지 않은 제주에서 뭘할까 싶을수도 있지만 그속에서도 바쁜 나날들이 있고 그래서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도 있다. 손님이 오니 좋기도 하지만 손님 치레에 나 혼자만 누워 있으려던 계획은 어긋나기도 하는 것이다. 

 

 

작가님은 말한다. 자신에게 주는 유배지와 유배의 나날들이 이번 제주에서의 시간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이런 기회가 더 있기를 바란다고. 바로 이 부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작가님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 아닌 이제 시작점임을 깨닫게 한다. 

 

그래서일까. 배낭을 메고 캐리어를 끌고 걸어가는 작가님의 모습에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 싶어지는 건 오십이라는 나이에 쉽지 않았을 이 일을 실행에 옮긴 인생 선배의 모습을 보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고 작가님이라면 곧 어딘가 다른 곳으로 유배를 떠날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Bravo Your Life.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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