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에서 소크라테스를 만나다 - 명화에 숨겨진 철학자의 시선들
이호건 지음 / 미디어샘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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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과 철학의 콜라보다. 상당히 흥미로운 책이 아닐 수 없다. 미술관에 걸려진 많은 명작들, 설령 미술에 조예가 깊은 사람이 아니더라도 이 그림 정도는 알 것이며 설령 제목까지는 몰라도 본적은 있을만큼 유명한 그림들을 대상으로 그에 담긴 다양한 철학적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점이 상당히 흥미롭다.

 

책에서는 무려 17가지의 키워드로 나눠서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각각의 키워드에 보통 2~3개 정도의 그림이 소개된다. 그중 아름다움에 대한 이야기를 보면 꽤나 흥미로운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 유명한 <모나리자>와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등을 예로 들어서 보여주며 과연 아름다움이 사랑의 귀결로 이어지는가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인데 확실히 아름다움을 가진 경우 많은 인기를 얻는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 그것이 온전한 사랑으로 이어지는 것과는 일치하지 않는다고 한다. 보는 건 좋지만 실제 사귀는 것과는 별개인가 싶기도 하다.

 

가장 눈길을 끄는 그림은 확실히 철학을 주제로 한 산치오 라파엘로의 <아테네 학당>이다. 이 작품 속에는 한눈에 봐도 제법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는데 그 모습이 제각각이다. 게다가 몇몇 유명인사들이 등장한다는 점에서 알고 보면 그림 속에 상당히 많은 이야기가 숨겨져 있어서 그 어느 작품보다 감상하는 재미가 있는 그림이며 이 그림을 통해서 철학적 성찰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는데 이는 합리적이고도 이성적인 결론을 내린다(p.139)는 말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책을 보면서 다시금 나이가 들수록 인문적 소양이 필요함을 깨닫게 되는 대목이였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이였던 주장은 지그문트 바우만의 고독의 필요성에 대한 주장이였다. 그는 현대인들이 고독의 시간을 잃어버린 것이 문제(p.212)라고까지 표현하고 있는데 최근 코로나 사태로 자발적이든, 비자발적이든 본의아니게 고독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사람들이 많을텐데 SNS 소통 역시 부정적으로 여겼던 바우만은 위대한 성취는 고독이 베풀어준 선물(p.215)이라고 표현하면서 고독의 시간동안 새로운 것을 창조하고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성취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에서 SNS 속 화려한 모습을 보며 상대적 박탈감을 느껴서 우울해질 수 있다는 연구를 자연스레 떠올리게 만든다.

 

여러 미술 작품을 소개한 관련 도서들을 많이 만나보았지만 그림을 통해 철학적 사유를 하는 이 책은 그림을 조금 더 깊이있게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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