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조인계획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22년 2월
평점 :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에는 여러 라인이 있다. 탐정 시리즈, 형사 시리즈도 있고 또 하나가 동계 스포츠를 매개체로 한 미스터리 스릴러 작품이 있는데 『조인계획』도 어떤 의미에서는 그 라인이라고 봐도 좋을것 같다. 처음 '조인'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과연 무슨 뜻일까 싶었는데 한자를 보면 ‘조인鳥人’이라는 것을 알 수 있고 이는 곧 ‘새인간’이라 의미이기도 해서 스키점프라는 동계 스포츠와 연결지으면 어느 정도 이해가 되는 대목이다.
작품 속 피해자는 평소 일본의 조인이라 불리던 천재 스키점프 선수 니레이 아키라이다. 책에서는 스키 점프가 유래한 역사를 만나볼 수도 있는데 이는 평소 히가시노 게이고가 동계 스포츠를 소재로 한 작품에서 스키장이나 해당 스포츠 종목의 룰이나 장비 등과 관련한 내용을 거의 전문가적인 수준으로 잘 설명해주는 것과 비교해서 이번에도 역시나 상당히 전문가적인 느낌을 자아낸다.
어찌됐든 일본의 스키점프 역사에 새 바람을 불러올 것이란 기대감까지 갖게 한, 미래가 더욱 기대되는 스물두 살의 스키 점프 천재가 어느 날 대회를 앞두고 홀로 스키 점프대에서 점프를 했다가 착지 후 그대로 죽는 사건이 발생한다.
여러 팀이 한 호텔에 머물며 훈련을 하고 있던 차에 발생한 사건. 게다가 니레이가 독극물로 인해 살해당한 것이 밝혀지고 그 독극물이 평소 그가 챙겨먹던 비타민 제에서 발견되면서 사건의 용의자는 그가 비타민을 먹는다는 것을 아는 사람들, 그 비타민이 어디있는지 아는 사람, 그리고 접근할 수 있는 사람으로 좁혀지고 곧 한 호텔에 머물고 있는 스키 점프 관계자들이 용의선상에 오르게 된다.
그런 가운데 니레이의 코치이기도 한 미네기시가 범인임을 밀고하는 고발장이 나타나는데... ‘범인은 스키점프팀의 미네기시 코치다. 즉시 체포하시오.’
과연 왜 코치는 자신의 선수를 죽였다는 것일까? 작품은 흥미롭게도 범인을 미리 밝히고 시작한다. 더욱이 미네기시는 자신에게 자수를 하라고 온 편지에 누가, 어떻게 알았을까를 생각하는데 이 부분도 기존의 추리 미스터리 소설과는 확연히 다른 행보를 보이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범인이 누구인가를 찾는 것이 아니라 미네기시가 왜 이런 행동을 했는가, 누가 미네기시를 밀고한 것인가를 둘러싼 이야기가 앞으로 펼쳐진다는 점에서 확실히 전자의 부분이 더 흥미롭게 느껴지는게 사실이다.
자신이 가르치는 선수가 잘하면 코치로서는 너무나 좋지 않은가. 그런데도 유일한 선수나 다름없는 니레이를 죽이고자 나름대로 완벽한 계획을 세웠다고 스스로가 생각할 정도라면 그렇게 해야 했던 어떤 이유가 있었을테니 말이다.
추리 미스터리에서 범인이 명백히 밝혀진 가운데 펼쳐지는 추리극. 범인의 밀고자 추리 vs 경찰의 범행 동기와 실행에 대한 추리. 이 뻔하지 않은 구도가 오히려 작품의 묘미로 작용하는 것이 히가시노 게이고의 『조인계획』이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실망하지 않을 것이다.

#조인계획 #히가시노게이고 #현대문학 #스포츠미스터리 #신간미스터리 #일본소설 #추리소설추천 #독서카페 #리딩투데이 #리투서평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