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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책 수선가의 기록 - 망가진 책에 담긴 기억을 되살리는
재영 책수선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11월
평점 :

귀한 물건은 가격을 떠나 버리기가 아깝다. 그리고 고가의 물건은 또 그대로 고쳐쓰고 싶어질테고. 개인에게 의미있는 물건들은 가능하면 고쳐서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은 것이 사람의 마음이기에 찾아보면 가장 쉽게는 옷이나 구두를 수선하거나 명품 백을 수선하는 경우도 흔하게 볼 수 있다. 심지어는 인형도 고쳐주는 세상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책을 수선하는 경우는 보질 못한것 같다. 박물관과 같은 곳에서 복원의 의미로 수선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말이다. 그렇기에 『어느 책 수선가의 기록』 이란 책을 봤을 때 내용이 너무나 궁금하고 기대되었다.
책수선가라는 직업 자체도 사실 낯설게 느껴지기에 자신을 책수선가라고 소개한 이야기부터 흥미롭다. 그리고 이후 나오는 소위 망가져서 수선이 필요한 책에 대한 이야기는 간혹 아끼는 책이 파손되었을 경우 어떻게 하면 고칠 수 있나, 고칠 수 있긴 한건가 싶었던 나에게 마치 책 수선의 신세계를 보여주는것 같아 신선하기까지 했다.
흔히 찢어지거나 오래되어 낡거나 아니면 뭔가 이물질이 묻는 등 다양한 책의 파손 이유와 형태가 있을텐데 이 책에는 그런 사례를 사진으로 담아 이런 경우도 수선이 가능하구나 싶어 놀라게 만든다. 책으로 보는 나도 이럴진데 실제로 그 책의 수선을 의뢰했다가 수선 후 받았을 때 그 책의 주인은 얼마나 좋을까? "책이 참 멀끔해졌다"(p.72)라는 의뢰인의 말이 십분 이해가 될것도 같다.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고 대를 이어 물려주고 싶은 것에는 비단 명품백이나 보석류만 있지 않다. 누군가에게 그만큼, 어쩌면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니는 종류의 책도 분명 있는 것이다. 책 속의 의뢰인 중 오빠가 보던 책을 조카에게 물려주려고 수선을 의뢰할 때만 해도 오빠는 별로 관심이 없다가 이후 오빠가 더 좋아했다는 후문은 왠지 이전의 추억과 마주한 오빠의 마음 때문이지 않을까 싶어 이런 후일담을 들으면 책을 수선해주는 입장에서도 참 기분이 뿌듯할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사면 되지라는 생각을 할 수 있는 대상인 책이지만 나의 애정과 손 때가 묻어 있다면 그 책은 이미 세상에 하나뿐인 책이 된다. 그러니 이런 방법으로라도 고쳐서 최대한 원래의 모습을 되찾고 싶을테고 아울러 이후로도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어지는게 아닐까 싶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공감할 만한 이야기도 많고, 또 그렇지 않더라도 책이 손상되어 속상했던 경험이 있고 만약 수선하고 싶은 책을 지금 소장하고 있다면 충분히 찾아가고 싶어질것 같은 분이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