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의 인사 폴앤니나 소설 시리즈 8
김서령 지음 / 폴앤니나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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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드라마에서 극중 배우는 '사랑이 죄는 아니잖아'라고 했다. 그래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은 죄가 아니다. 그러나 신뢰로 맺어진 관계를 파탄내는 사랑과 원치 않는 사람에게 일방적인 강요를 하는 사랑은 죄다. 거기에 물리력이 동반된다면 이는 십중팔구 강력범죄로 번질수도 있는 일이다.

 

최근 사회적으로 떠들썩하게 만드는 것이 데이트 폭력, 그로 인한 안전 이별 등이다. 사랑은 어렵지만 이별은 위험을 동반하는 것이 되어버린 세상이다. 그러나 애초에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주변의 부추김에, 마치 너도 나를 좋아하는구나 싶어 서로 사랑하는 사이라도 되는 것마냥 생각하는 사람에게서의 이별이라니... 누군가는 왜 이런 고민을 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생명의 위협을 받아야 하는가.

 

 『수정의 인사』의 주인공인 한수정은 한주은행의 연정시장지점 대리다. 자신이 원해서 온 지점이다. 보통은 연고지로 발령을 내기 마련인데 부산이 아닌 자신이 원해서 온 연정이다. 그러나 수정은 이 결정을 후회한다. 무엇부터 잘못된 것일까? 머릿속을 스쳐가는 여러 이유들이 있다. 하지만 그녀는 더이상 그 선택을 후회할수도 되돌릴수도 없다. 그녀는 그 순간 죽었기 때문이다.

 

딸 셋을 둔 가정의 장녀. 한 은행의 대리. 지극히 평범한 인물일수도 있는 한수정 대리. 그러나 그녀가 연정 시장에 있는 한주은행지점으로 온 뒤 그곳의 유명한 날개떡볶이집 사장의 철규는 그녀에게 일방적인 구애를 펼친다.

 

게다가 주변 사람들은 철규의 구애를 마치 순애보인것마냥 더욱 부추기며 철규와 결혼하면 소위 팔자필것처럼 이야기한다. 어디에도 수정의 의사는 없다. 수정은 그저 은행원으로서, 자신이 일하는 지점에 찾아오는 고객을 담당하는 딱 그선에서 친절을 베풀지만 철규의 눈엔 마치 그것이 자신에게 대한 호감에서 오는 친절로 보였을까? 아니면 그녀의 완곡한 거절을 밀당이라고 생각했던 것일까?

 

사랑도 거절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수정의 상황이 그저 안타깝다는 말로만 표현되지 않는다. 분명 범죄의 피해자임에도 피해자다움을 요구하고, 가해자의 편에 감정이입되는 사람들의 행태는 수정의 어이없는 죽음만큼이나 분노를 일으킨다.

 

불과 얼마 전에도 헤어진 전 여자친구의 집으로 찾아가 살인을 저지르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런데 수정은 연인도 아닌였던 사이. 수정의 상황이 데이트 폭력이란 범주에 들어갈지, 아니면 스토킹 범죄로 봐야 할지는 잘 모르겠지만 생각보다 많은 데이트 폭력의 피해자가 발생한다는 사실에 이 작품이 소설 속 이야기로만 느껴지지 않았던 것 같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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