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종말
그레이엄 그린 지음, 서창렬 옮김 / 현대문학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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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5년에 이어 1999년에 두 번이나 영화로 제작된 원작소설이다. 영국출신의 작가 그레이엄 그린의 소설인 『사랑의 종말』은 책을 통해서 처음 만나보는 경우인데 카톨릭 소설로 분류된다는 점이 다소 특이하다면 특이한 작품이기도 하다.

 

이 작품의 주요 인물은 모리스 벤드릭스라는 소설가와 세라와 헨리 마일스 부부이다. 소설가인 벤드릭스는 보통 모리스라는 이름보다는 벤드릭스로 불리는데 흥미로운 점은 소설가들이 평소 작품을 구상할 때 어떤 직업의 사람의 연구하거나 자료 조사를 할 것이란 생각을 해봤지만 벤드릭스의 경우에는 정부 고위 관리라는 인물에 대해 알고자 헨리와 친해졌고 그 사이에 있는 세라와 부정을 저지른 인물이기도 하다.

 

놀라운 점은 남편인 헨리가 그 사실을 몰랐다는 점이고 또 한편으로는 벤드릭스는 세라와의 관계를 맺으면서 세라를 통해 헨리의 여러 면모를 알아간다는 사실이다. 어떻게 보면 상당히 통속적인 삼류 연애소설 축에도 못 들것 같은 뻔한 스토리일 수도 있는데 무엇이 이 작품으로 하여금 세기의 작품으로 평가받게 했던 것일까?

 

이야기는 제2차 세계대전의 런던을 배경으로 비가 억수로 쏟아지는 날 술집을 나와 길을 걷던 중 모리스 벤드릭스가 헨리 마일스와 재회하면서 시작되는데 이들의 만남이 얼마 전 헤어졌다가 다시 만난게 아니라 거의 1년 6개월이 넘어서인데 이들 사이에는 미묘한 관계가 존재한다.

 

세라와 연애를 하다 헤어진 상태의 벤드릭스는 그날 헨리와의 대화를 통해 그녀가 부정을 저지르고 있음을 알게 되고 사립탐정을 고용할까에 대한 고민, 번뇌, 자괴감에 빠져 있는 그를 발견하고 아이러니 하게도 이 이야기를 통해 벤드릭스는 세라의 행동에 질투와 함께 과연 상대가 누구일까에 대한 궁금증으로 사립탐정을 고용하게 된 것이다.

 

벤드릭스가 부부에 대해 평가한 모습을 보면 단순히 세라와 헨리 부부 사이를 질투한 것인지 아니면 어느 정도 객관적인 평가인지... 어찌됐든 부부 사이는 뭔가 다정함 보다는 예의를 갖춘것 같은 느낌이 든다.

 

사랑 따로 결혼 생활 따로라는게 가능한가 싶으면서도 당시나 지금이나 부부 사이는 당사자만이 알 수 있는 것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한편으로는 세라의 행동과 선택을 이해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물론 굳이 그녀의 선택에 대해 말하지만 결혼한 사람으로서 어떤 이유에서도 사랑을 하고 싶은 벤드릭스와 결혼을 유지하고픈 상대로서의 헨리 사이에서 저울질이 아닌 둘 다 갖고 싶어하는 모습에 반대하지만.)

 

여자의 마음을 갈대라는 말이 떠오르는, 그러나 한편으로는 두 사람 사이에서 이도저도 아닌, 아니 둘다 갖고픈 마음이 빚어낸 질투와 증오가 결국 사랑이라는 감정이 불러오는 행복보다는 더 크게 느껴질테고 이러한 결말로 인해 종국에는 책의 제목 그대로 사랑의 종말을 고하게 된 경우가 아닐까 싶다.

 

각자가 서로의 방식으로 사랑을 하지만 누구도 행복해지지 못하는 아이러니함이 빚어낸 사랑의 종말, 명확한 답이 없기에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는 각자의 몫일테지만 그래서 더 알 수 없고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도 결국 사랑이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이 모든 것 또한 사랑이란 감정이 빚어낸 지극히 인간적인 모습일 수 있겠구나 싶어지는 작품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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