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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살인
천지혜 지음 / 책과나무 / 2021년 10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인생은 정말 한 순간에 모든 것을 엉망진창 만들기도 한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보면 그런 상태에 이르기까진 여러 일들이 모이고 모였다 결국 한순간에 무너지듯 엉망진창이 되는것 같다. 현실에서 제때 도움을 받지도 못하고 해결책을 찾지도 못한 채 상황을 방치했던 것이 이후 돌이킬 수 없는 사태를 불러올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작품, 『거울 살인』이다.
스스로 목숨을 끊기 위해 과거 살던 곳으로 온 한 여자. 그리고 자신의 선택이 성공했다고 생각하는 순간 그녀는 거울 속 또다른 세상과 마주하게 되는데...
집을 떠나 지방에서 대학을 다니던 승언, 만삭의 몸으로 집으로 돌아온다. 아직 학생인 여동생 제언은 그런 언니를 반기지만 엄마와 재혼한 의붓 아버지가 걱정스럽다. 자신 역시 집을 떠나기 전까지 가정 폭력에 시달렸다.
그리고 승언이 나간 집에서는 그 폭력은 고스란히 엄마와 제언에게 가해졌고 다시 집에 돌아 온 승언에게 그 폭력이 시작되려고 하던 찰나 이전의 승언이 그저 속수무책으로 맞고만 있었다면 이제 그녀 뱃속에는 자신이 지켜야 할 감귤이라는 태명의 아이가 있었다.
결국 아이에게 위해를 가하는 의붓 아버지 용순의 폭력에 저항하던 승언은 현관에서 몸다툼을 벌이다 그를 죽이고 그 순간 주변에 있던 거울을 통해 동일한 시간이 흐르지만 모습은 완전히 반대라 현실에서 심장이 찔렸지만 거울 속에서는 반대쪽이 찔려 치명상을 피한 용순이 살아 있는 것을 발견한다.
살인자보다는 낫다고 생각하지만 승언과 몸싸움을 하기 전 학원에 갔던 제언에게 연락해 집으로 불렀던 용순으로 인해 결국 일은 복잡해지고 용순이 죽는 것만은 면했다고 안도하던 것도 잠시 그의 계속된 폭력에 이번에는 제언과의 몸싸움이 벌어지면서 제언이 용순의 살해자가 되고 마는데...
거울 너머의 세상과 현실 속 세상. 살인자는 한명이다. 제언이 살해자가 되면 자신과 아이는 살 수 있다. 그러나 제언을 살리고자 하면 아이는 죽고 자신은 살해자가 된다. 과연 승언은 이 절체절명의 순간 어떤 선택을 해야 할 것인가?
현재의 결과를 바꾸기 위해 과거로 돌아가는 것이나 자신에게 주어진 또다른 선태하지 않은 길을 간다는 것, 어느 것이나 선택 후 결과가 자신의 뜻대로 될거란 보장은 없다. 비교적 짧은 글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흡입력을 보이는 작품이며 한편으로는 다소 극단적이긴 하지만 이런 가정폭력에 여전히 무방비 상태로 노출된 사람들이 있음을 생각할 때 세 모녀가 처한 상황이 너무나 안타깝게 느껴졌던 작품이기도 하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