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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열 세계명작산책 7 - 사내들만의 미학, 개정판 ㅣ 이문열 세계명작산책 7
프로스페르 메리메 외 지음, 이문열 엮음, 김석희 외 옮김 / 무블출판사 / 2021년 8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무려 20년 만에 개정된 이문열 작가의 세계명작산책 시리즈. 그중 『이문열 세계명작산책-사내들만의 미학』이라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작품 속에서는 사내들이 강인함, 그리고 단결, 일종의 숭고함을 보여주는 비장미가 느껴진다.
'미학'이라는 표현은 이런 의미에서 바라보면 될것 같다. 사실 현대적 감각으로 보면 다소 이해하기 힘든 심리일수도 있다. 당장 프로스페로 메리메의 「마테오 팔코네」만 봐도 그렇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아내와의 사이에서 어렵게 얻은 귀한 아들을 자신이 외출한 사이에 숨겨준 사람을 밀고했다는 이유로 아버지가 스스로 죽이는 스토리는 사실 다소 충격적으로 다가온다.
그와 동시에 만약 애초에 아들이 함께 가기를 원했을 때 데려갔다면 이런 비극은 생기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그리고 스무 명이 넘는 사내들의 죽음에 있어서 간혹 일본의 시대물 영화에서 봄직한 자결이라는 소재와 연결지어 그려내는 점이 인상적인 모리 오가이의 「사카이 사건」도 있고 이와는 비슷하지만 다른 결을 보이는 신앙이란 이름의 광기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우상숭배자들」도 있다.
왕이 되고자 했던 남자가 결국 왕이 되었으나 진정한 왕으로서 거듭나는 순간은 정작 죽음을 앞둔 상황 속에서 당당하고 의연하게 그 순간을 맞이한다는 「왕이 되고 싶었던 사나이」는 다소 아이러니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한편 무사로서의 위험이 과연 외국인 작가의 시선에서는 어떻게 묘사되는지를 보여주는 「무사의 혼」도 흥미롭다.
어떻게 보면 허세스럽고 또 한편으로 보자면 이렇게까지 자신과 소중한 이를 희생시키며 지켜야 할 명예인가 싶기도 하지만 애초에 이 책의 제목이 그러하듯 남성성, 남성미를 최대한 끌어내려는 작품들의 모음집이자 남성으로서의 비장미를 보여주겠다는 취지로 엮어진 시리즈라는 점에서는 확실히 부합하는 이야기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는 전반적으로 낯선 작가들이고 이런 작품이 있는지조차 몰랐던 경우가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점을 고려하면 20여 년 전에 출간되었다는 『이문열의 세계명작산책』을 나는 읽지 않은게 확실한것 같다.
게다가 이전의 시리즈 두 권과는 확연히 다른 주제의 작품이며 남성성이든 여성성이든 어느 한쪽으로 치우친 감성보다는 둘을 아우르는 감성이 중시되는 시대에 오히려 사뭇 결기까지 느껴지는 사내들만의 미학을 담아낸 작품을 만나볼 수 있었던 사실만큼은 분명 흥미로운 대목이였다고 생각한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