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무슨 짓을 했는지 봐
세라 슈밋 지음, 이경아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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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숲 속 한 가운데 서 있는 집 한 채. 그리고 그 집 앞에 쓰려져 있는 빨간 옷을 입은 사람. 유독 빨간색이 돋보이는 이 사람은 그냥 봐도 잠시 휴식을 위해 누워있는게 아니라는 느낌을 갖게 한다. 그렇다면 이 집에선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때로는 표지가 많은 것을 의미하기도 하는데 이 작품도 참 매력적으로 잘 만들어졌단 생각이 든다. 『내가 무슨 짓을 했는지 봐』는 무려 1992년에 미국의 매사추세츠주 폴리버에서 일어난 보든 부부의 살해사건을 문학적으로 재구성하고 있는 것인데 흥미로운 점은 당시 이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둘째딸인 리지 보든이 지목되지만 놀랍게도 여성이 이런 끔찍한 범죄를 저지를 수 없다는 이유로 무죄판결을 받았다고 한다.

 

현대적 관점으로 보면 아니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가 싶어지지만 100년도 훨씬 전의 세상 일에 우리가 모두 알기란 쉽지 않은터.

 

이 작품에서는 당시로 거슬로 올라가 과연 이 사건에 진짜 범인이 누구인가에 대한 이야기와 함게 그리고 그 당시 무슨 일이 있었는가를 추리해나가게 된다.

 

이야기의 시작은 리지가 아버지의 죽음을 알리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곧이어 새 어머니까지 죽는다. 보든 저택에서 발생한 부부의 죽음은 화제가 되는 가운데 경찰 조사가 이어지고 뭔가 사람들의 진술이 나올수록 범인은 당연히 리지가 아닐까 싶게 만드는 것이 리지의 평소 행실 등이 결코 좋다고 판단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작품 속에서는 이렇게 리지를 포함해 언니 에마, 가정부인 브리짓, 삼촌인 조, 그리고 그로부터 의뢰를 받은 벤저민이라는 남자가 주요인물로 등장하는데 이들의 시점에서 교차되는 이야기 속에서 우리는 그날 일어난 사건 속으로 들어가 볼 수 있을 것이다.

 

문득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과연 보든 저택에 살았던 사람들 중 행복했던 이는 과연 있었나 싶은 생각이 들게 한다. 그리고 무엇이 이토록 잔혹한 범죄의 시작이 되었나 싶게 하면서 그저 잔혹하고 자극적인 소재로만 비춰질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닌 그 공간 속에서 오래도록 벌어져 왔던 당시이 시대적/사회적 배경 속에서 여러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존재하고 있음을 다시금 알게 하는 작품이였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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