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의 미술관 - 캔버스에 투영된 과학의 뮤즈
전창림 외 지음 / 어바웃어북 / 202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미술과 과학의 콜라보를 만나볼 수 있는 상당히 흥미로운 책이 바로 『과학자의 미술관』이다. 최근 미술관련 이야기를 보면 단순히 미술사적 이야기나 회화적 기법, 그리고 예술가의 생애를 다룬 이야기 뿐만 아니라 그들의 작품을 다양한 각도에서 분석한 경우를 볼 수 있는데 이 책은 그중에서도 과학, 좀더 세부적으로는 화학/물리학/수학/의학이라는 분야와 그 분야의 과학자들의 연결지어 그림을 분석하고 있어서 독특하지만 흥미로운 책이다.

 

사실 예술분야를 과학적으로 분석한다고 하면 언뜻 이해가 되지 않기도 하지만 오래 전 창작된 작품을 다양한 첨단 기술을 활용해 기법이나 진위 여부를 가리기도 하고 또 때로는 복원에도 활용하는 걸 보면 이미 이 둘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특히 이번에 만나 본 책에서는 이보다는 더 직접적으로 미술 작품에 과학이 접목된 경우를 알 수 있는데 당장 다양한 미술 관련 도구들(특히 물감)이 화학적인 요소가 배제될 수 없었던 이유를 보여주는 대목만 봐도 그렇다.

 

물감과 그 당시의 환경(산업화와 같은)이 만나 그림 전체의 분위기를 바꾸고 제목까지 바꾸게 되는 사례를 보면 알 수 있고 물감에 담긴 납 성분이 화가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그렇다.

 

세계적인 화가인 다 빈치의 천재성은 이미 알려진 바, 그와 같이 다양한 분야에서 능력을 발휘하는 사람들을 르네상스형 인간이라 부를 정도인데 그중 그가 인체의 비율을 다루고 있는 그림을 보면 수학적인 요소가 그림과 무관하지 않음을 알 수 있고 이 책에서는 그중 파인만과 샤갈의 그림을 예로 들어서 보여준다.

 

샤갈은 개인적으로 프랑스 오페라 하우스 천장에 그려진 몽환적인 그림의 아름다움 때문에 좋아하는데 빛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만끽할 수 있는 스테인드글라스와 관련해서 나노입자의 과학, 그리고 이 나노라는 용어를 파인만이 자신의 강연에서 처음 등장시켰다는 부분은 사실 처음 들어 보는 이야기라 지극히 감성적인 예술 분야와 지극히 사실적인 과학이 어떻게 보면 극과 극의 대치점에 있는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해준다.

 

입체주의의 대표적인 화가 피카소의 그림에서는 기하학과 양자역학이 언급될거란 생각을 누가 할 수 있었을까 싶고 노아의 방주와 관련해서는 수학자들이 성서에 묘사된 내용들을 토대로 당시 고대 이집트 인들의 단위 측정 등과 관련해 상당히 자세히 분석한 내용도 있는데 마치 영화나 소설 속 등장인물들의 심리나 범죄행동에 대해 심리학자들이 내놓는 병명이나 죄목과 형량을 추측해보는 것처럼 현대의 수학자들이 추리한 방주의 크기, 당시의 대홍수가 과연 어느 정도의 위용이였는가를 계산한 부분은 그림을 이렇게도 해석해볼 수 있구나 싶었다.

 

모든 그림들이 이런 수학적 기법이 적용되진 않겠지만 이 사례처럼 가능한 그림들을 모아서 현재적 관점으로 비교 가능하게 보여주는 책으로 출간해도 은근히 재미있겠다 싶었을 정도이다.

 

상당한 두께의 책이지만 그림과 그에 대한 이야기를 어렵지 않게, 충분히 흥미를 가지고 읽을 수 있도록 쓰고 있기 때문에 미술 감상의 또다른 지표가 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괜찮은 책이였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