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강공주 1

평강공주 1
최사규 지음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21년 2월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어렸을 땐 평강공주와 바보 온달이 가상의 인물인줄 알았다. 전래동화처럼 내려져 오는 이야기 같은 건줄 알았는데 실제로 고구려 시대에 있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오랜 기억 속 평강공주는 하도 많이 울어서 자꾸 울면 바보 온달에게 시집을 보내겠다는 말을 들었을 정도라고 한다. 그렇다면 이건 진짜일까 싶은 궁금증도 생긴다. 평강공주와 바보온달이 진짜라고 하니 이것도 설마 싶은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그런데 또 한편으로 생각해보자면 신분제 사회에서 아무리 공주가 많이 울었다고 설마 왕이 그랬을까 싶기도 한데 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삼국사기>에 기록되어 있다고 하는만큼 저자가 이 책을 집필하기로 한 뒤 무려 30년 만에 완성한 작품이라고 하니 아무리 역사소설이라고는 하지만 어느 정도는 사실적인 부분도 포함되어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지금처럼 왕이 어느 정도 상징적인 의미로 자리잡고 있는 시대가 아닌 그야말로 나라 전체를 좌지우지할 정도의 권력을 가지고 있는 시대라면 그 권력은 그 주변인들에겐 탐나는 존재일수 밖에 없다.

왕이 있고 귀족이 있던 고구려 시대. 특히나 중앙 귀족 세력은 이 작품의 그 시기 왕이였던 평원왕의 왕권을 위협하는 존재였다. 어느 시대에나 왕은 나라 밖의 위협보다 자신의 주변이 오히려 더 위험 요소가 많았을 것이다.

이는 평원왕도 다르지 않았고 나름대로 생각해낸 계책이 바로 신흥 무사계급을 등용이였다. 특히나 평원왕은 외세의 위협도 있었고 왕후가 죽은 후 왕후에 오르지는 못했으니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진비라는 존재, 그리고 그녀의 아들을 둘러싼 왕궁 내 후계자 구도 또한 궁궐 내 분위기를 편치 않게 만든다.

그런 가운데 평강 공주가 스스로와 주변을 지키기 위해서 쓴 계책이 바로 '울보'라는 이미지였다. 참 대단한 여성이다. 그러니 바보로 소문난 온달을 그렇게 입신양명하게 만들었을 테지만 말이다.

이 작품을 통해서 평강공주에 대해 완전히 새롭게 알아가는 기분이 든다. 그저 철부지에 울보 공주라고만 생각했던 그녀가 사실은 누구보다 현명하고 강단있는 사람이였을 줄이야. 요즘으로 치자면 걸크러쉬의 대명사라고나 할까.

이 작품은 현재 KBS에서 드라마로 방영중이라고 하는데 얼핏 채널을 바꾸다 제목을 본 적이 있는데 원작소설이 있는 줄도 몰랐던 때라 이렇게 원작소설을 통해 먼저 만나게 되니 드라마는 원작과 얼마나 같을지 궁금하기도 해서 추후 기회가 되면 보고 싶어진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