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 않는 하루 - 두려움이라는 병을 이겨내면 선명해지는 것들
이화열 지음 / 앤의서재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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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 1년 동안 읽은 책 중에서 가장 좋았던 책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는 책, 『지지 않는 하루』.

 

가만히 작가의 이야기를 읽어가다 뭔가 울컥해지는 그런 책이였고 참 사랑스러운 가족이라는 생각이 들게 한 책이였고 내 삶과 내 삶 속의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생각해보게 만드는 책이였다.

 

결코 이런 마음을 기대하고 읽은 책이 아니였는데, 최근 심리적으로 힘들었던 것일까? 책을 보면서, 작가님의 항암 치료기, 그러나 정말적이지만은 않은 이야기, 그리고 암울하기만 하지 않은 달라진 상황 속에서도 작가님도 가족들도, 작가님의 주변 이웃들도 자연스레 받아들이고 그것 불쌍하게 보지 않는 그 모습이 너무나 인상적으로 다가온 책이다.
 

 

우연히 발견한 종양. 암이다. 항암 치료를 해야 하고 그 부작용으로 구토와 탈모가 진행된다. 식욕 부진과 구토는 동반되고 이를 억제하고자 약을 먹으면 수면의 늪으로 빠진다. 그리고 머리카락도 빠진다.

 

단골 미용실의 미용사는 그녀의 항암 치료와 짧아진 머리카락 이야기에 그럼 군인처럼 밀면 되지 않냐고 서슴없이 말한다. 그게 냉정해서도 아니고 걱정해서도 아니다. 뭔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그녀를 그 모습 그대로 봐주는것 같아 함께 웃게 만드는 힘이 있는것 같다.

 

집수리를 도와주는 연변 아저씨는 그녀의 바람인것 같은 바닷가에 메종을 지어 고칠 때까지 어딜 가지말고 있어달라는 말에 수리비도 받지 않고 오래 살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런 아저씨에게 그녀는 담배 한보루를 사와 선물한다.

 

빠지는 머리카락에 결국 미용실에서 짧게 자르고 온 날 아들은 어제보다 예쁘다고 말한다. 남편은 식탁 앞에서 구토를 하는 그녀에게 아무렇지 않게 웃어 넘길 수 있는 농담을 한다. 아이가 스팀 다리미를 혼자 사용하려는 모습에 그녀는 놀란 표정을 짓지만 아이는 이제 자신은 성인이 되었으니 괜찮다고 걱정말라고 말한다.

 

엄마인 내가 해주던 것을 아이가 혼자서 하게 되는 어느 날 문득 느끼게 되는 감정... 그게 뭔지 알것 같다. 기특하고 대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여전히 걱정되어서 방법을 가르쳐준답시고 결국엔 내가 혼자 다 해버리곤 이젠 알겠지라고 묻던 나의 모습이 겹쳐진다.

 

책을 읽으면서 저자의 가족들이 참 예쁘다고 생각한다. 프랑스 남자와 한국 여자. 정서적 차이는 분명 있을테고 표현의 차이도 분명 있다. 어떻게 보면 너무 무뚝뚝해보이는 남편 분이나 지나치게 덤덤해보이는 아이들의 말투지만 서로가 주고 받는 말 속에 담긴 따스한 감정, 서로에 대한 깊은 애정와 헌신 그리고 믿음이 느껴져 우리 가족도 아닌데 왠지 저자의 이야기에 눈물이 흐르고 감동을 받는다.

 

병이 지금 자신의 삶을 더 생각하게 만들고 현재를 더 잘 살아야 하는 이유를 절로 깨닫게 해주는 것이라는 말... 어쩌면 당연하게 주어지는 시간이라 여겼던 순간들의 소중함, 그리고 무엇을 하든 어디를 가든, 즐겁게 살아야 겠다고 다짐하게 만들어주는 책이다.

 

만약 힘든 순간에 놓여 있는 분이라면, 헛헛한 마음에 지친 나날을 보내는 분들이 있다면 이 책을 감히 추천해드리고 싶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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