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금수저의 슬기로운 일상탐닉
안나미 지음 / 의미와재미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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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시대에나 신분은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그 표현 단어에 차이가 있을 뿐. 최근 대한민국에서는 수저론이 등장했다. 소위 금수저론. 집안에 재력이 있는 이를 일컫는 말이다. 그 어느 때보다 부가 그 사람을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이 되어버린 것일테고 한편으로는 그만큼 경제적인 요인이 중요해졌고 부의 양극화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는 말이자, 부자가 되기가 어려워지지 않았나 싶은 생각도 든다.

 

그런 가운데 조선 시대의 금수저들의 일상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 『조선 금수저의 슬기로운 일상탐닉』의 이야기가 궁금했다. 금수저라고 하면 일단 양반 이상의 계급이 생각날 수 밖에 없는 것이 아무리 돈이 많은 상인이라고 해도 철저한 계급사회에서 금수저로 불리긴 힘들었을 것 같기 때문이다.

 

역시나 이 책은 조선 시대의 선비들에 대한 탐구이다. 사실 이 책의 내용은 저자가 '조선시대'와 '선비'라는 주제로 몇 해 전에 강의를 부탁받은 적이 있다고 하는데 책에서 '금수저'로 바뀐 이유는 독자들의 관심을 유발하고자 하는 점에서 그렇게 했다고 한다.

 

확실히 선비라는 단어보다 '금수저'라는 단어가 확실히 눈길이 더 가는게 사실인것 같다.

 

 

총 8가지의 주제로 조선시대 선비들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그 당시도 먹는 즐거움은 컸던 바 일명 '하돈(河豚)'에 대한 이야기가 가장 먼저 나오는데 한자만 놓고 보면 물돼지인데 더욱이 낚시를 한다고 하니 뭘까 싶었더니 바로 복어였다. 잘못 손질하면 죽기도 하는, 그러나 맛만큼은 일품이라는데(먹어 본 적은 없다) 그 맛의 유명함은 조선시대부터 정평이 나 있었나 보다.

 

또 하나 흥미로운 점은 허균이 유배 중에 썼다는 『도문대작』이다. 어렸을 때부터 귀하고 맛있는걸 먹고 자랐고 결혼도 부유한 집으로 장가가 잘 먹었던 그가 유배기간동안 그렇지 못하자 이전의 맛들을 그리워하며 썼다니 허균은 이 책을 쓰면서, 또 보면서 얼마나 그것들을 먹고 싶었을까? 원래 아는 맛이 더 무서운 법이다.

 

이외에도 당시 조선시대의 선비들도 고양이를 귀여워했고(쥐를 잡으니 이로운 동물이라고 생각했단다) 특히 금색 고양이가 귀해서 세자가 재상에게 달라고 했으나 주지 않았다는 이야기, 숙종이 고양이를 좋아해 밥을 먹을 때도 옆에 두고 직접 먹이를 주고 정사를 볼 때도 옆에 두고 쓰다듬었다고 한다. 그런데 숙종이 죽지 이 고양이가 먹지 않고 울고 다니다 결국 죽게 되고 이에 대비가 숙종릉에 묻게 했다니 숙종의 고양이 사랑도, 고양이의 충성심도 대단하다 싶다.

 

이외에도 시험과 관련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보면 시험의 답안지를 채점할 때 누구네 자식이라는 것을 알리지 않고자 했던, 그래서 공정함을 기하기 위한 노력과 그 와중에도 일종의 수험생의 집안 정보를 어떻게든 보려한 사례도 있다니 흥미롭다.

 

지금은 중단되었지만 우리도 한때 금강산 여행이 가능했던 때가 있었는데 조선시대에도 금강산 여행은 버킷리스트 1위로 상당히 많은 비용과 시간, 그리고 인력이 필요해서 왠만한 집에서는 언감생심 꿈도 못 꿨다고 한다.

 

그런데 이 여행에서 승려분들이 상당히 고생을 했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산행이다보니 산속에 있는 절에 머무는 경우가 많아 이를 대접해야 했고 또 가이드 역할까지 해야 했던 것이다. 누군가의 관람이 누군가에게 고역이였던 셈이다.

 

금수저라고는 했지만 기본적인 토대는 선비라는 점에서 만나보면 좋을 것이다. 특히나 성리학에서 나온 유교가 주요 이념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과 함께 한편으로는 그래도 일반 백성보다는 확실히 다른 삶을 살았던 이들의 이야기를 좀더 구체적인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었던 점에서는 여러모로 흥미로운 책이였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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