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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토 ㅣ 에디터스 컬렉션 10
장 폴 사르트르 지음, 임호경 옮김 / 문예출판사 / 2020년 12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문예출판사에서 출간된 『구토』는 파리를 대표하는 문호 장 폴 사르트르의 대표작이기도 하다. 이 작품의 특징은 주인공이기도 한 앙투안 로캉탱의 일기라는 것을 글의 초반부 편집자 일동에서 밝히고 있다. 마치 실존하는것 같은 느낌, 정말 앙투안이라는 남자의 일기를 읽는것 같은 느낌이 들면서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는 것도 어쩌면 이 한 페이지에도 채 달하지 않는 편집자 후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일기이나 날짜는 적혀 있지 않았고 대략적인 순서를 추정할 수 있었던 이유도 친절히 알려주는 점이 흥미롭다. 여기에 그의 일대기도 간략하게 남겨두고 있다는 점 역시 그렇다.
인생의 어느 한 시점에서 경험했던 구토라는 감정에 대해 이렇게 표현할 수 있구나 싶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역시나 프랑스 고전문학은 쉽지 않다는 느낌이 들게 한 작품이기도 하다. 실존주의 철학을 표본 같은 작품이라고는 하지만 이 실존주의라는 것 역시 말은 많이 들어보았으나 정확히 무엇을 말하는가에 대해 묻는다면 자연스레 조용해질 수 밖에 없는 어려움을 이 작품 속에서도 다시금 깨닫게 된다.
작품 속 앙투안 로캉탱은 유럽과 아프리카와 극동 지방을 여행한 뒤에 부빌이라는 곳에 머물면서 롤르봉 후작에 대한 연구에 매진하고 있지만 말이 그렇지 연구에 대한 성과는 두드러지지 않는다.
딱히 진전이 있다고도 할 수 없는 가운데 어떻게 보면 세상 속에 홀로 존재하는 사람마냥, 딱히 어떤 주제의식없이 존재하고 있구나 싶은 생각이 들게 하는데 그는 어느 날부터 돌멩이를 집었을 때 느꼈던 구토라고 명명한 그 감정을 자주 느끼게 된다.
구토를 느낀다는 표현이 좀 이상하긴 하다. 보통 구토는 어떤 상황에서 나오는데 앙투안이 느끼는 그 감정은 마치 구토라는 것이 스스로 살아있는 존재처럼 느껴지기도 하기 때문이다.
연구는 진척이 없고 일상에서 어떤 물건을 만질 때나 아니면 상황 속에서 마주하게 되는 그 구토를 자주 느끼게 되면서 오히려 자신의 삶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앙투안. 역시나 쉽지 않은 작품이다.
어쩌면 그나마 일기 형식이라는 것이 좀더 쉽게 다가설 수 있게 할 수도 있지 않았나 싶다. 누군가가 그의 심리나 상황에 대해서 설명하는 식으로 쓰였다면 독자들은 그를 이해할 기회조차 갖지 못했을텐데 작품 속에서는 그의 독백 같은 형식에 따르다보니 그의 상황에 함께 몰입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