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 - 박완서 작가 10주기 에세이 결정판
박완서 지음 / 세계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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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 작가의 작품은 그녀의 유명세에 비해 그렇게 많이 만나본게 아니다. 기억을 떠올려봐도 에세이 집이 한 권 떠오를 뿐인데 그런데도 참 익숙함이 느껴지는건 왜일까? 아마도 그녀의 에세이에서 봤던 작가의 삶이 뛰어난 명성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현실적인 이야기였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분위기는 10주기 기념 에세이 결정판이라고 불리는 『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작가가 쓴 자신의 이야기, 때로는 치부일수도 있을만한 이야기도 과감없이 솔직하게 드러내고 있는 이야기 속에는 마치 한창 많이 듣던 시절 라디오에 보내 온 많은 우리네 이웃들의 진솔한 사연을 읽는 기분마저 들기 때문이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지만 작가가 이사할 당시만 해도 아차산은 산책 삼아 걷기 좋은 곳이였나 보다. 그런 곳을 잘 알려진 길이 아니라 자신만의 오솔길 같은 길을 걸었다는 작가는 그 길에서 잃어버린 집 열쇠 이야기, 또 그 길에서 다시 찾은 열쇠 이야기도 하고 사기와 불신, 배신이 남무하는 것 같은 세상 속에도 여전히 그 반대의 것이 있다는 것을 말하기도 한다.

 

선한 사람들의 선한 의지와 믿음이 있기에 세상이 이렇게 유지되는 거라고 말이다. 그리고 위대한 작가도 보통 사람이구나 싶은 택배와 관련된 이야기. 택배를 보내고 받는게(보통은 물건 받는 입장이 더 많겠지만) 너무나 일상적인 시대에 살면서 그 택배로 인해 택배사나 택배 배송직원과 마음이 상한 경험이 누구라도 있을텐데 그러고 나서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 보며 오히려 내가 지나쳤다 싶어 후회했다는 이야기 역시도 보통 사람이 겪을만한 심리 변화가 아닐까 싶다.

 

 

여기에 딸의 결혼을 둘러싸고 신랑감에 대한 이야기에서 나온 보통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보면 자신의 가족이 보통 사람이니 상대도 그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글로 읽고 주변의 지인과 이야기를 나누고 또 스스로 생각해보면서 보통 사람이란 것에 대한 정의, 글고 어쩌면 자신도 보통 가족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는 이야기도 흥미롭다.

 

그럴지도... 가족 중에 글쓰는 사람이 있는게 흔치도 않거니와 특히나 그 글을 쓰는 사람이 엄마에 대한민국에서 책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알만한 대작가라면 그건 이미 특수한 경우지 절대 보통이 될 순 없으니 말이다.

 

잔잔한 이야기 속에는 작가의 삶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무려 660 여편의 산문 속에서 추려낸 35편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그리고 그 작가가 박완서라는 점에서 이 작품이 요즘처럼 실내에 머물게 되는 때에 가만히 시간을 내어 읽어보기 참 좋은 책이기도 하다.

 

자신의 삶 속에서 마주했던 사람들, 그리고 자신이 경험한 이야기 속에서 스스로가 성찰의 기회를 삼아 반성을 담아낸 글들은 담백하지만 울림을 주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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