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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초에 빌런이 있었으니 - 히든 히어로 앤솔러지
김동식 외 지음 / 요다 / 2020년 11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다섯 명의 작가가 풀어내는 5가지의 이야기를 담은 책 『태초에 빌런이 있었으니』는 흔히 악과 선으로 불리는 명백한 대결구도를 벗어나 그 구분의 모호함, 내지는 생각해볼 여지를 보여주는 흥미로운 설정의 작품이라고 볼 수 있겠다.
최근 영화나 작품을 보면 온전히 선하거나 오롯이 악하거나 한 캐릭터는 없다. 고뇌하는 히어로가 나오고 다소 인간적인 악당이 나온다. 완벽해 보이던 영웅은 인간적 약점을 지니고 있어 공감을 자아내고 항상 나쁨이라는 공식으로 통해서 악당은 그가 왜 그렇게 될 수 밖에 없었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 마냥 미워할 수 없게 만드는 것이다.
그렇다는 점에서 빌런을 주인공을 한 이야기는 확실히 흥미로울 수 밖에 없다. 왠만한 히어로보다 더 인기있어 조연에서 당당히 주연으로 등극해 자신만의 이야기를 풀어가는 빌런도 있으니 말이다.

가장 머저 나오는 「시민의 협조」지구 멸망을 소재로 펼쳐지는 이야기인데 그 과정에서 초능력을 가진 존재, 시민들을 등장시켜 단지 영웅의 힘만으로는 지구를 구할 수 없는 설정을 통해 독자들에게 영웅과 시민, 그리고 희생의 의미를 그리게 만든다.
「빌런 주식회사」는 너무 독특해서 어떻게 이런 아이디어를 냈나 싶을 정도였는데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영웅에 대적하는 빌런(악당)을 선발한다는 설정, 그 과정에서 거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영웅과 빌런이 어떻게 소비되는가를 보여주는 흥미로운 작품이다.
「촬영은 절대 금지」희나와 메리 제인을 등장시켜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했던 빌런이라는 존재에 대해 왜 그들이 빌런이 되었는가를 생각해보게 만드는 작품이라 어떻게 보면 서평의 도입부에서 말한 의도와 일치하는 작품이 아니였나 싶다.
「후레자식맨」은 날로 심각해지는 빈부격차의 세상 속에서 히어로의 존재가 어떻게 활약하는가를 보여주는 작품으로 어쩌면 인간 사회를 위협하는 것은 언제일지 알수 없는 지구 밖의 존재들의 지구 침공보다는 지구 안에 자리한 다양한 사회 문제가 아닐까 싶고 그것을 해결하는 것이 진정한 히어로일거란 생각도 해보게 되는 작품이다.
마지막 작품인 「경자, 날다」는 결국 선과 악은 종이 한장 차이, 또 어떻게 보면 동전의 양면처럼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라는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사실 빌런만 있다면 히어로의 존재는 의미없다. 히어로만 있다면 빌런이 의미없는 것처럼 말이다.
이 작품은 슈퍼 히어로의 슈트를 갖게 된 평범한 여성과 그 슈트를 찾아다니는 히어로의 이야기를 통해 둘의 상관성을 보여준다. 5권 모두 짧은 이야기 속에 번뜩이는 재치가 느껴지는 작품들이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