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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수히 많은 밤이 뛰어올라
후루이치 노리토시 지음, 서혜영 옮김 / 흐름출판 / 2020년 11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예전에 무한도전이라는 프로그램에서 박명수 씨가 극한알바로 63빌딩의 유리창을 닦으면 꼭대기에서 아래까지 내려오던 때가 있었다. 아찔한 높이를 내려오는 그는 안이 잘 보이지 않는 유리창 때문에 창문닦기에 열중하지만 안에 있는 사람들은 박명수 씨를 알아보고 인사를 했던 기억이 나는데 이번에 만나 본 『무수히 많은 밤이 뛰어올라』에서는 바로 이 일을 소재로 하고 있어 흥미로웠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23살의 쇼타이다. 그는 취업에 실패하고 앞으로의 일을 걱정하던 중 우연하게 본 고층 빌딩의 유리창 닦는 사람들을 보고선 그 일을 하자 마음먹게 된다. 어떻게 보면 똑같이 고층 빌딩의 높은 곳에 있지만 그 안에서 화려해 보이는 삶을 사는 사람들과는 달리 쇼타는 그 건물 밖에서 어쩌면 목숨을 건채 일을 하고 있다.
비교하지 않을래야 않을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실제로 이 일을 하다 죽은 사람도 있기에 쇼타의 마음은 더욱 우울했을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하루는 고급맨션의 청소하던 중 노부인으로부터 의문스러운 제안을 받게 된다. 그녀는 고층 빌딩 안에 정말 사람이 살고 있는지 궁금하다며 자신에게 사진을 찍어서 가져다 줄 수 있는지 물었던 것이다.
과연 이 노부인은 왜 이런 부탁을 하는 것일까? 사실 누군가의 사생활을 촬영한다는 것은 일단 불법적인 행위다. 그런데 거금을 주겠다는 말에 쇼타는 결국 허락을 해버리고 노부인의 의뢰대로 사진을 찍어 가져다 주게 된다.
그런데 노부인의 행태는 더욱 이상하다. 쇼타가 가져 온 사진을 보면서 마치 자신이 아는 사람인것 마냥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한동안 이어지던 쇼타와 노부인의 거래는 쇼타가 함께 작업하던 동료에게 몰래 촬영하는 것이 들키게 되면서 위기를 직면하게 되는데...
아무리 봐도 이상한 제안, 하지만 목숨을 걸고 하는 작업에 비해 너무나 적은 보수에 노부인이 제시한 금액은 제안을 무시할 수 없게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특히나 이 책이 흥미로우면서 나름의 반전이라고 생각되는 것은 바로 이 미스터리한 초반 분위기의 이야기가 후반부로 갈수록 우리 사회에서 주류에서 빗겨나 버린 사람들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는 또 하나의 계기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여러모로 흥미로운 작품이였지 않았나 싶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