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안데스의 시간 - 그곳에 머물며 천천히 보고 느낀 3년의 기록
정성천 지음 / SISO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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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는 거리상으로 멀기도 하지만 왠지 유럽에 비하면 심리적으로도 멀어 보인다. 그래도 몇몇 도시(지역)는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데 그중 페루는 단연코 마추픽추다. 고산지대에 어떻게 그렇게 집단 거주지를 지었을지 여전히 미스터리한 부분이 많은 그 지역이 가장 궁금하고 나스카의 미스터리 서클 정도이다. 그외에는 사실 수도가 리마라는 것 정도만 알고 다른 곳은 모두 낯설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렇기에 이런 페루를 단지 여행자의 입장이 아니라 무려 3년이란 시간을 보낸 작가는 과연 무슨 사연이 있길래 이곳에 갔을까 싶었다. 보통 전문 여행작가도 이렇게까지 오래 있진 않을것 같은데 말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교직에 40여 년 동안 몸담았던 인물로 퇴직 후 교육부에서 처음으로 실시하는 해외 교육자문관 파견 시험에 선정되어 남미에서는 유일하게 페루 교육자문관으로 선발이 되었고 이에 페루에 거주하게 된 것이다.

 

저자는 교직에 몸담고 있을 때만해도 자신이 남미 그것도 페루라는 나라에서 무려 3년을 지낼거라 상상이나 했을까. 여행자의 입장이라면 조금은 빠뜻한 일정에 이곳저곳 여유롭게 둘러보기도 쉽지 않을텐데 한정적이긴 하지만 거주자가 되니 익숙하지 않은 페루의 여러 곳들을 조금은 더 여유롭게 담아낼 수 있었던게 아닐까 싶다.

 

페루 사람들의 일상 속으로 들어가 그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만나볼 수 있는 점도 흥미롭고 소위 관광으로 유명한 지역을 만나볼 수 있다는 점도 역시나 좋다.

 

가장 인상적인건 아무래도 고산 지역의 풍경이다. 온통 산, 그런데 험준하다는 느낌보다는 마치 뒷동산이 있는것 같은 완반한 등선 아래에 자리잡은 고즈넉한 마을 풍경이 참 좋다. 낯선 이의 눈에는 참 평화로워 보이기 때문이다.

 

고산지대가 가장 머저 떠오르지만 온천도 있고 섬도 나오고 포도 농장과 직접 재배한 포도를 이용한 포도주 공장도 있다. 무려 3800미터 고지대에 위치한 티티카카 호수에선 보트 놀이를 하기도 한다. 물이 정말 맑다.

 

역시나 압권은 마추픽추다. 계단식 논을 떠올리게 하는 농경지 테라스, 이곳에 있는 전체 테라스들을 합친 면적이 무려 축구장 12개 넓이라니 그저 놀라울 뿐이다. 잔디 광장에 망루도 있다. 하나의 도시라고 할 수 있는 마추픽추. 어떻게 이곳에 이런 거주지를 지었을까.

 

낭떨어지 같은 성스러운 광장에서 바라 본 우루밤바 강과 테라스의 풍경은 정말 아찔하다. 잘못 발이라도 헛디디는 순간 생과 작별을 고해야 할것 같은 이 테라스들을 이들은 어떻게 만들었을까. 설령 그 방법이 명확하게 알고 있다고 해도 지금처럼 다양한 건축 도구가 없었던 당시에 만들어냈다는 사실에 새삼 놀란다.

 

지금 다시 만들라고 해도 이토록 정교하고 튼튼하게 못 만들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일까 죽기 전에 티티카카 호수와 마추픽추는 꼭 가보고 싶어진다.

 

많은 사람들이 자유롭게 다른 나라로 이동하던 시절이 있었나 싶은 요즘, 이렇게 방안에서 먼 남미 페루의 이모저모를 만나볼 수 있는 귀한 시간이였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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