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랑의 달
나기라 유 지음, 정수윤 옮김 / 은행나무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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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누군가의 고통에 우리는 얼마나 친절한 미소로 상처에 소금을 뿌릴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자신들의 배려심이 있고 친절하고 또 상대를 걱정하는 마음을 가졌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어쩌면 스스로의 만족을 위한 행동 아닐까?

 

책을 덮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처음  『유랑의 달』이란 책 소개글을 보았을 때 논란이 될 수 밖에 없겠다고 단편적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그속에 우리가 어떤 사건의 겉면만 알고 진짜 진실과 사실은 얼마나 알고 있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잘못된 뉴스가 순식간에 세상을 덮어 당사자가 아니라고 말하면 할수록 마치 피해로 인한 휴유증이나 증후군처럼 치부해버린채 나는 좋은 사람이고 널 지켜주려고 한다는 자기만족감에 진실을 들으려고 하지 않는다.

 

이 작품에 나오는 사라사, 후미, 그리고 리카가 그렇다. 세상은 후미를 어린 여자아이를 좋아하는 성범죄자로 알고 있다. 사라사는 그런 후미의 범죄 피해자로 알고 있다. 또 리카는 그 둘 사이의 또다른 피해자로 알고 있다.

 

하지만 진실은 전혀 다르다. 아버지의 죽음, 엄마의 떠남 이후 이모댁에 맡겨져 그동안 부모님과는 살때와는 전혀 다른 삶을 살게 된 사라사는 세상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과는 달리 후미로부터 구원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후미가 했을거라고 단정짓는 행동은 이종사촌이 저질렀다. 아무 저항도 할 수 없는 아홉살 아이에게 말이다. 후미 역시 자신이 가진 신체적 비밀을 아무에게도 이해받지 못했다. 그런 열아홉의 후미는 사라사에게서 자신의 아픔을 본 것이다.

 

범죄자로 오해받는게 차라리 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끝끝내 사라사의 손을 놓지 못한건 세상 속에 니 편이 한 명쯤은 있다는 걸 무의식중에 알려주고자 한 행동이 아닐까 싶었다. 그러나 책을 다 읽고 보니 그건 본인 스스로가 사라사로부터 그런 마음을 느꼈던 것이다.

 

누구보다 자유분한 아홉 살 아이에게서 그동안 억압받고 살아왔던 자신의 삶에 대한 위로를 받은 것이다. 여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세상 속에서 이제는 어릴 적 사라사를 꼭 닮은 같은 비슷한 사연을 가진 리카까지 더해진 셋은 그 어떤 피를 나눈 가족보다 진한, 서로를 위하는 마음이 느껴진다. 사라사와 후미는 서로가 서로의 인생을 나락으로 떨어뜨렸다고 생각하지만 어쩌면 둘은 아무에게도 위로받지 못했던 삶을 서로에게 의지했던게 아닐까.

 

여전히 사실이 묻힌 진실이란 형태의 폭력 속에서 살아가는 두 사람이지만, 그래도 또 언젠가는 그 폭력을 피해 다른 곳으로 이사를 해야겠지만 진정으로 자신을 이해하는 서로가 있어 예전처럼 숨기 위한 떠남이 아닌 또다른 곳으로 여행처럼 떠나는 것이기에 다행이다 싶어진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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