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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의 무게
크리스티앙 게-폴리캥 지음, 홍은주 옮김 / 엘리 / 2020년 11월
평점 :
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어릴 땐 눈이 많이 오는게 좋았다. 온 세상이 하얗게 되면 눈썰매도 타고 눈사람도 만들고... 학교도 안 갈 수 있고... 그런데 어른이 되고보니 눈이 오는 건 좋긴한데 길이 얼고 또 산간 마을 같은 곳은 심할 경우 고립되어 누군가에겐 낭만이 누군가에겐 생존이 걸린 문제가 될 수도 있겠구나 싶은 생각을 해보게 된다. 그렇게 어른이 되어가나 보다.
그래도 여전히 눈이 오는 날, 특히 첫눈이 온다는 날은 설레지만 이번에 만나 본 크리스티앙-폴리캥의 프랑스소설 『눈의 무게』 는 제목에서도 어느 정도 알 수 있듯이 눈이 주는 이미지는 곧 생존과 직결된다.
눈으로 고립된 마을, 눈이 그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제한된 식량과 땔감. 그나마 있는 마을로부터 떨어져 있어서 더욱 고립되어 있다시피한 언덕 위 집에 두 남자가 있다. 한 사람은 노인과 청년. 자동차 사고를 당해 다리를 다친 청년을 노인이 돌보고 있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마티아스라는 노인 역시 정전으로 발이 묶여 이 언덕 위 집의 별채에 머물고 있는 상황이다. 사실 그는 아내에게 가기 위해선 도시로 가야 하는 그에겐 자동차 고장으로 이 마을에 들리게 되고 그렇게 고립이 된 것이다.
그런 노인에게 마을에선 청년을 돌보면 식량과 땔감을 주겠다고 하고 봄이 되었을 때 도시로 갈 수 있도록 해준다는 것이다. 이에 결국 어쩔 수 없게도 노인과 청년은 한 공간에 머물게 된다. 두 사람에게 혹독한 겨울이며 점점 쌓이는 눈은 생존을 위협하기에 이른다. 그야말로 눈의 무게가 너무나 가혹하게 다가오는 시간들이다. 떠나야 하는 노인과 노인이 없으면 생존이 불가능한 청년. 이들의 불안한 동거가 이어진다.
둘 사이에 놓인 불편한 기류도 긴장감을 자아내지만 그들이 기거하는 별채 밖 세상 역시 순백의 눈과는 달리 평화롭지 못하다는 점에서 과연 온통 눈으로 덮인 고립된 마을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뭔가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가슴 졸이며 보게 되는 작품이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