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에서 읽는 조선사

카페에서 읽는 조선사 - 아홉 가지 키워드로 보는 조선의 낯선 모습
표학렬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0년 10월

조선 500년의 역사를 9가지의 키워드로 만나보는 책, 『카페에서 읽는 조선사』. 한국사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재미있게 만나볼 수 있는 책으로 9가지의 키워드에는 왕, 영웅, 정치인, 출세, 직업, 재테크, 전쟁, 역병, 음식이 속한다.

문득 이 키워드를 보면서 드는 생각이란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현대를 분석할 때의 키워드로 봐도 되지 않을까 싶다는 것이다. 이런 걸 보면 역사는 돌고 돈다는 말이 이해가 가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과거의 역사 속에서 현재의 문제를 해결한 답을 찾을 수 있다는 말도 이해가 간다.

조선 시대 많은 왕들 중에서 유독 많이 다뤄지는 왕들이 있는데 이 책에 나오는 4명 중 3명은 그런 인기있는(?) 왕이다. 대왕이라 불리는 두 명의 왕인 세종과 정조. 그리고 비극적 역사의한 단면을 차지할 때 빼지지 않고 나오는 세조, 다소 의외다 싶었던 철종까지.

앞의 세 사람은 드라마, 영화, 다른 역사서에서도 참 많이 다뤄진 인물들이다. 특히 세종과 정조의 업적은 그 당시 어떻게 저럴 수 있었을까 싶어서 놀라울 정도인데 이 두 사람이 왕이라는 권력을 가지고 있었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싶고 한편으로는 자신의 지위와 권력을 좋은 쪽으로 잘 활용했다 싶은 생각도 든다.

인간의 출세욕은 어딜가나 존재했음을 알 수 있게 하는 내용은 조선시대 관직이 오르기 위해 어떤 시험을 거치고 또 승진은 어떤 식으로 이루어졌는가를 알아볼 수 있게 하는 대목은 지금과 비교해서 읽어보면 더욱 재미있다.

그 어느 때보나 공무원이라는 국가고시가 인기인 요즘 조선 시대의 과거에 급제했던 평균 연령이 무려 40세였다는 점이 가히 놀라울 정도이다.

철저한 신분제 사회에서 비주류로 존재하며, 신분 차별을 고스란히 감내해야 했던 3가지의 직업군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로운데 사실 노비의 경우 아무런 재산을 축적할 수 없는 존재만 있지는 않았기 때문에 직업이라는 키워드에 노비가 들어가 있는 점은 확실히 의외의 부분이나 그래서 더 눈여겨 볼 수 밖에 없었지 않나 싶다.

여기에 재산에 대한 관심은 권력이나 출세만큼이나 인간의 욕망과도 관련이 있다는 점에서 당시의 재테크는 어떤가 싶은 궁금증을 조금이나마 해결할 수 있어서 좋았고 전쟁에 대한 키워드는  세계 유일의 분단 국가로서, 그리고 이제는 무기를 들고 싸우는 전쟁보다는 무역이나 외교 전쟁을 생각해볼 때 읽어볼만한 부분이다.

어쩌면 가장 눈길을 끌었던 것은 바로 '역병'이 아닐까 싶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3차 대유행이 시작되었다는 우려가 있는 가운데 조선 시대의 전염병과 방역, 동시대 유럽의 전염병에 대한 이야기는 수세기 전의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더욱 눈길을 끌었던것 같다.

조선의 500년 역사를 9가지의 키워드만으로 말할 수는 없겠지만  역사를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 차원에서 만나볼 수 있었고 현대와 비교해서 보는 재미도 있었던 책이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