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의 명화 - 그림 속 은밀하게 감춰진 인간의 또 다른 본성을 읽다
나카노 교코 지음, 최지영 옮김 / 북라이프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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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를 직접 보곤 조금 놀랐다. 괜시리 부끄럽게 느껴져 책위에 다른 책을 덮어버렸으니 말이다. 그림일 뿐인데 '욕망'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제목과 어울어지니 더욱 그랬던것 같다.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럴지도 모르겠다.

 

우리 사회에서 여전히 '욕망'이라는 키워드는 불순해 보인다. 인간에게 순수하게 존재하는 다양한 욕망에 대해 다른 단어로 순화시켜 표현하지 대놓고(?) 욕망이라 표현하기엔 왠지 모르게 스스로가 조심하게 된다.

 

그런데 이런 욕망은 앞서 이야기 했듯이 인간이라면 누구에게나 존재한다. 단순히 불순한 의도의 그런 욕망이 아니라 성공에 대한 진한 갈망도 결국 인간 욕망의 한 자락이라고 할 수 있으니 말이다.

 

 

『욕망의 명화』는 제목 그대로 다양한 욕망을 우리에게 너무나 잘 알려진 명화를 통해 알아보는 책으로 이 책의 저자인 나카노 교코는 '무서운 그림'과 '명화의 거짓말' 시리즈로 유명하신 분이다. 무서운, 거짓말, 욕망... 확실히 흥미로운 키워드인건 사실이다.

 

'그림 읽어 주는 여자'로도 유명하다는 저자는 순수 미술을 전공한 것이 아니라 문학과 문화사 분야를 공부했다. 책에 담긴 내용들은 월간지에 연재되던 글들 중 총 26편을 엮어 만든 것으로 놀랍게도 그 연재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단다.

 

실제 연량 분량도 많지 않다고 하는데 책에 담긴 내용도 그러하다. 연재 내용이 다소 바뀌기도 내용이 더해지기도 했다지만 전체적으로 하나의 이야기는 비교적 짧다. 그래서 부담없이 읽을 수 있따.

 

책에서 담고 있는 욕망은 사랑, 지식, 생존, 재물, 권력으로 나뉜다. 그림은 지극히 상상적인, 환상이나 가상의 세계를 표현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사진이나 동영상보다 더 적나라한 현실을 담아내기도 한다는 점에서 이 책에 소개된 욕망들은 곧 인간의 욕망이 내밀하게 표현된 묘사라고 봐도 좋을것 같다.

 

 

그렇게 생각하고 보면 각 키워드에 분류된 그림들이 더욱 흥미롭게 다가온다. 지극히 작가의 개인적인 기준에 의한 분류이겠지만 그래서 과연 저자는 어떤 이유로 이것을 그 욕망으로 분류했는가를 읽어가는 묘미도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책에 수록된 그림들이 상당히 유명한, 그래서 우리가 꼭 미술 시간이 아니여도 봤음직한 경우가 많아서 그에 담긴 욕망을 읽는 재미가 있다. 위의 <최후의 만찬>만 봐도 그렇다. 바로 이런 점 때문에 책을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좋고 그때그때 자신이 좀더 궁금한 페이지를 넘겨 먼저 읽어도 좋은 것이다.

 

 

책을 보면서 그중 눈길을 끌었던 작품은 바로 위의 작품이다. 마치 틀린 그림 찾기 같은 느낌이 든다. 달리는 기차 밖 풍경을 배경으로 마주보고 있는 듯, 아니면 거울에 비친것 마냥 얼핏 똑같아 보이는 두 여인의 생김새나 옷차림이 상당히 흥미롭다.

 

오거스터스 에그의 <여행의 길동무>라는 그림이다. 두 여인의 관계가 상당히 궁금해지는데 이는 역시나 보통 사람들도 마찬가지인가 보다. 여행길에 독서를 하는 것은 어색하지 않지만 묘하게 같은 차림새인 두 여인의 모습이 상당히 흥미로운 그림이라 오래도록 눈길을 사로잡는다.

 

그림 속에서 욕망을 읽어내는 방식이 조금 특이한데 먼저 그림 전체가 아니라 한 부분을 캡처하듯 골라 그것에 얽힌 이야기(라고 해도 할지...)를 함으로써 일종의 맛보기 같은 재미를 선사하고 해당 그림이 그려질 당시의 사회 전반적인 배경에 대해 알려준다.

 

해당 그림의 경우에는 철도광 시대의 막이 오른지 30년 이상의 시간이 흐른 뒤에 그려진 그림인 것이다. 그리고 이어서 나오는 그림에 대한 분석이라고 할 수 있는 내용이 나오는데 기법이나 구도 등과 같은 회화적 분석과 함께 묘사된 그림 그 자체에 대한 해석이 함께 이어지는 구성이다.

 

물론 그림 하단에는 화가 이름, 작품명, 제작연도, 기법, 크기, 소장 장소가 표기되어 있다.

 

끝으로 나오는 것은 간략한 화가 소개이다. 확실히 이 책은 그림 그 자체에, 그리고 그림이 품고 있는 인간의 내밀한 욕망에 초점을 맞춘 책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그렇기에 그림에 좀더 가볍고 흥미롭게, 그러나 마냥 흥미위주로만이 아닌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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