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장을 열면 철학이 보여 탐 그래픽노블 1
쥘리에트 일레르 지음, 세실 도르모 그림, 김희진 옮김, 김홍기 감수 / 탐 / 2020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성경에 의하면 애초에 아담과 이브가 있었고 그들은 선악과를 먹은 후 태초의 모습에서 몸을 가리게 된다. 어쩌면 최초의 패션이라면 패션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 패션이라는 용어로 인식될만한 패션의 시작은 중세 유럽, 그러니깐 14세기의 유럽에서부터라고 『옷장을 열면 철학이 보여』는 말한다. 

 

물론 이전에도 옷은 있었다. 그러나 진정한 의미에서의 패션이 아니였다고 보는데 14세기 아이러니하게도 풍요롭다기 보다는 사회적으로 굶주렸던 시기인 1370년 봄~여름 봉건제도의 위기에서 상인 계급이 부상하게 되면서 역으로 귀족들이 이 부유한 상인들과 구분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다고 한다.

 

이제는 남녀를 명확히 구분하는 패션이란 거의 없다고 봐도 좋지만 여전히 남자의 옷, 여자의 옷, 아니면 일부 국가에서는 어느 특정 계급만 착용 가능한 패션이 있을 수 있을텐데 중세 시대는 바로 이런 상황에 의해서 패션이 두각을 나타내게 되었던 것이다. 패션이 곧 신분의 표시이자 성별을 구별짓는 수단이 되기도 했던 셈이다.

 

지금이야 여자도 바지를 입을 수 있지만 법으로 그것이 금지되던 때도 있었고 이를 어겼다고 재판이 열리던 시절이 있었음을 보면 참으로 놀랍다. 멀리 갈것도 없이 우리나라 역시도 미니스커트의 등장이 충격적인 사회 이슈가 되던 때가 있었으니 말이다.

 

이 책은 전반적으로 볼때 우리가 패션을 진정한 의미에서 패션이라고 부를 수 있게 된 시기부터 최근까지의 패션의 역사를 담았다고 보면 좋을것 같고 한편으로는 옷이 단순한 보온과 보호 기능을 넘어 자신을 드러내는 본질적인 의미에서 벗어난 자기 표현 등의 수단으로써 어떻게 변화해왔는가를 보여주는 책이기도 해서 흥미롭다.

 

패션에 문외한인 사람도 알만한 키워드들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래픽노블로 되어 있기 때문에 상당히 재미있게 그리고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어서 좋다. 개인적으로는 '철학이 보인다'는 표현에서 혹시라도 이 책이 철학에 치중된 내용이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부담을 느껴서 책을 선택하기 어려울지도 모를테지만 읽어 본 바 전혀 그렇지 않은것 같다.

 

오히려 패션으로 알아보는 사회, 문화, 그리고 인간의 심리를 담은 책이라고 보면 더 잘 어울리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그중에서도 패션에 녹아든 심리, 아니면 심리가 표출된 패션의 변천사라고 생각하면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을 하기에 철학이라는 단어보다는 '인문(학)'이라는 키워드를 사용하면 더 좋을것 같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