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피스트
헬레네 플루드 지음, 강선재 옮김 / 푸른숲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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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온통 새까만 바탕에 하얀 의자 두개가 마주보듯 놓여 있는 모습이 상당히 인상적이다. 특히나 의자를 보고 있으면 마치 대담이나 심리 상담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도 한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책은 심리스릴러인데 그 작가가 심리학자이다. 그러니 어쩌면 이 표지도 저자에겐 익숙한, 한편으로는 의도된 모습일지도 모르겠다.

 

이 책의 주인공은 심리치료사인 사라. 특이한 점이라면 따로 사무실을 내고 심리상담실을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집안에 있는 상담실에서 치료를 한다. 그러니 집은 그녀에게 있어서 휴식의 공간이자 업무의 공간이기도 하다. 그녀의 남편은 건축인 시구르.

 

그런 남편은 친구들과 산장에 간다고 했고 잘 도착했다는 연락을 합니다. 그녀가 상담중이라 메시지를 남긴 것인데 놀랍게도 이후 남편의 친구로부터 그가 도착하지 않았다는 전화를 받게 된다.

 

그때부터 사라는 남편의 거짓말, 자신의 기억이 오류가 아닐까 하는 혼란에 빠지기 시작한다. 하나를 의심하는 순간, 아무렇지 않았던 모든 것이 헝클어지면서 도무지 엉망진창이 되는 것 같다.

 

여기에 경찰이 집으로 찾아온다. 시구르로 추정되는 남자의 시체가 발견되는데 그는 총을 받아 살해된 것으로 추정되기에 경찰은 그녀에게 알리바이를 묻는다. 하지만 그녀는 심리치료사. 그날 분명 상담을 했지만 이에 대해서 자세히 말을 할 수가 없다.

 

의사가 환자와 관련한 정보를 쉽게 말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남편은 왜 사라에게 잘 도착했다는 거짓말을 한 것일까? 게다가 늘 그가 놔두고 다니던 도면통이 그의 실종과 함께 보이질 않는다. 또한 집안은 시구르가 여기저기 손을 보려고 파헤치다시피 해놓아 정신이 없다. 마치 그녀의 혼란하고 정돈되지 않은 머릿속과 마음을 고스란히 보여주는것 마냥.

 

여기에 집안의 물건이 옮겨지는것 같고 누군가의 발소리가 들리는것 같다. 그러니 사라는 더욱 이 상황의 제대로 분석하기가 힘들어진다. 환자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의 심리를 분석하는 그녀가 정작 자신의 상황과 심리를 제대로 파악하는 것조차 힘들어지는 상황인 셈이다.

 

아마도 이런 상황 속에서 사라는 더 큰 좌절과 허무감을 느끼지 않을까? 이야기는  이렇게 사라의 심리를 따라가고 또 그녀를 둘러싼 주변에서 발생하는 미묘한 변화와 움직임을 동시에 보여줌으로써 독자들로 하여금 이 사건의 진실이 무엇인가를 추리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상당히 흥미로운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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