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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일런트 브레스 - 당신은 어떤 죽음을 준비하고 있습니까?
미나미 교코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20년 7월
평점 :
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웰빙이란 단어가 거의 모든 것에서 사용될 정도로 화제였던 때에 웰다잉이라는 단어가 있었다. 잘 사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잘 죽는것. 이처럼 삶과 죽음은 동전의 양면처럼 뗄래야 뗄수가 없으니 어쩌면 자신의 죽음을 잘 준비해 두는 것도 필요한 일일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지나치게 죽음에 매몰되어 있으면 안되겠지만 말이다.
그래서일까? 『사일런트 브레스』는 제목보다 '당신은 어떤 죽음을 준비하고 있습니까?'라는 부제에 더 끌려서 읽어보고 싶었던 책일지도 모르겠다. 게다가 1인용 침대에 등을 보이며 앉아있는 노인의 뒷모습이 참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드는 표지도 상당히 인상적인 작품이다.
작품 속에 다양한 사람들이 등장한다. 먼저 대학병원에서 내과 의사로 일했던 의사 미토 린코. 그는 무려 10여 년간 환자들을 진료하고 치료하는데 사명감을 갖고 살았다. 그러나 그런 미토에게 남겨진 것은 도쿄의 자그마한 방문 클리닉으로의 좌천.
이곳은 사실 호스피스 병동처럼 죽음이 얼마남지 않은, 어떻게 보면 더이상 가망이 없어 보이는 사람들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아픈 사람들을 살리기 위해 지난 시간을 쏟았던 미토에게 더이상 살지 않겠다고, 치료를 중단한 사람들, 또는 더이상 치료할 수 없는 사람들을 마주했을 때 어땠을까? 결코 미토가 지금까지 걸어왔던 의사로서의 길이 잘못되었다는 것은 아니지만 의사란 단지 병을 치료해 살게 하는 사람 말고도 또다른 역할이 있음을 깨닫지 않았을까?
그리고는 지금 이 자리에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접근법이 필요할지도 모를 환자들을 위해 자신이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최선을 다해 다양한 사연을 가진 사람들을 돌보기 위해 애쓰는 미토를 보면 그는 진정 의사로서의 사명감을 가진 사람이구나 싶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이렇듯 작품 자체의 스토리도 감동적이지만 이 책을 쓴 미나미 교코라는 작가의 이력도 특이한데 남편의 전근으로 영국으로 갔다가 의사와의 소통에 어려움을 겪자 혼자 공부한 것이 계기가 되어 의대에 진학하고 대학병원에 근무하고 그 시기를 소설로 쓰고 싶었다고 하는데 이 책은 바로 그 결과물인 셈이다.
현장에서 근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의 분야에 대한 작품을 쓰는 경우가 낯설지 않은 요즘 이 작품 역시도 작가의 조금은 특별한 이력이 고스란히 묻어나 읽는 묘미가 더욱 컸던게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