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꽃같이 돌아오면 좋겠다 - 7년간 100여 명의 치매 환자를 떠나보내며 생의 끝에서 배운 것들
고재욱 지음, 박정은 그림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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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모로 참 어려운 시기다. 전대미문의 전염병 사태로 우리들의 평범했던 일상이 무너졌고 언제 다시 돌아갈 수 있을지도 여전히 의문인 상태. 경제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힘들고 그래서 좌절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그래도 힘을 내야 한다고 말하면 너무 무의미한 일일까...

 

누군가에게 힘내라는 말조차 하기가 조심스러워지는 때에 읽어보길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 바로 『당신이 꽃같이 돌아오면 좋겠다』이다.

 

 

이 책의 저자는 스스로가 심각한 우울증을 앓았다고 고백한다. 그래서 실제로 마포대교까지 갔고 그렇게 한참을 서 있다가 어디로 가야할지도 모른 채로 계속 다시 걸었고 이후 도착한 곳이 바로 영등포 광야 홈리스센터.

 

그곳에 방문했던 것이 저자에겐 삶의 전환점이 된다. 그야말로 삶의 밑바닥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았고 그속에서 노숙인 자활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또 노숙자가 노숙자의 재활을 돕는 봉사를 하면서 저자는 살아갈 이유를 발견했던게 아닐까 싶다.

 

주변에서 아무리 응원한들 본인 스스로가 삶의 이유를 깨닫지 못한다면 아무 소용이 없는 일이다. 그렇게 삶의 의지를 다잡은 저자는 이후 요양보호사가 되어 치매 노인들을 돌보게 된다. 그 시간이 무려 7년. 그동안 세 곳의 요양원에서 근무했고 100여 명의 어르신들과의 이별을 했다고 한다.

 

 

책에는 그분들과의 추억, 그분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저자 스스로가 깨달은 삶에 대한 생각들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담담하고 때로는 울컥하게 만드는 그런 이야기다. 누군가의 솔직한 이야기 속에서 우리는 이렇게 또 하루를 살아갈 위로와 힘을 얻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뭔가 위대하고 찬란한 이야기가 아니지만 어쩌면 그래서 더 의미있게 다가왔던 이야기다. 삶을 좀더 잘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것은 바로 지금 내가 살아가는 시간을 정말 소중하게 생각하고 두렵고 걱정되어 미루기 보다는, 현재에 안주하기 보다는 그래도 덜 후회하기 위해서라도 정말 하고 싶은 그 일을 위해 노력해야 겠다.

 

나중에 나이가 들어 후회를 한다면, 한 일보단 이런저런 걱정과 두려움 때문에 못한 일들에 대한 후회와 미련이 더 크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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