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특별 합본판)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 특별 합본판 ㅣ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이윤기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5월

언제 읽어도 흥미로운 소재인 '그리스 로마 신화'. 그 인기를 반영이라도 하듯이 이미 이와 관련된 도서는 너무 많다. 심지어 최근에는 심리학, 인간관계 등과도 연결지어 그리스 로마 신화 속의 등장인물(?)을 분석하는 책까지 등장했을 정도니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제대로된 그리스 로마 신화를 한번 읽어보고픈 마음이 누구나 있을테고 그런 의미에서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특별 합본판)』는 상당히 의미있는 작품이라 생각한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에게 익숙한 시리즈일텐데 총 5권으로 이뤄진 이 작품이 출간된지가 무려 20주년을 맞았고 이번에 작가 이윤기 타계 10주기 특별 합본판으로 출간이 되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있게 느껴지는데 소위 벽돌책이라 불러도 좋을만큼 두께가 어마어마하다.

하지만 초록색과 금색이 절묘한 조화를 이룬 고급진 양장본은 비록 휴대용으로 읽긴 힘들더라도 충분히 소장가치는 있어 보인다.

원래 시리즈인 5권이 순서대로 제본된 책은 1권에 소개되는 「신화를 이해하는 12가지 열쇠」는 그리스 로마 신화를 시작하는 분들에게 관계도를 정립하는 차원에서도 상당히 의미있다. 자연의 상태에서 어떤 관계도를 거쳐 지금의 무수한 신들의 세계가 펼쳐지게 되었는가를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해서 이 부분이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제대로 파악한다면 신화 이야기가 더욱 재미있게 다가올거란 생각이 든다.

「사랑의 테마로 읽는 신화의 12가지 열쇠」는 사랑을 테마로 신화를 들여다 보는데 사랑이 죄는 아니지만 인간의 잣대로 보아도 너무한다 싶은 신들은 분명 있다. 이는 그들의 탄생이나 관계도만 봐도 어마어마해서 사람이나 신이나 사랑 앞에서는 속수무책인가 싶은 생각도 들면서 한편으로는 인간적이다 싶기도 했다.

그리고 사랑을 위해 자신의 능력을 십분 발휘한다고 느낀것이 상대에게 접근하기 위해 기꺼이 변신하거나 또는 그 능력을 발휘해 상대를 자신의 사람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이걸 현재의 관점으로 보자면 충분히 범죄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신들의 마음을 여는 12가지 열쇠」에서는 신화 속 이야기이나 이미 우리가 다른 책 등에서 만나본 적이 있는 그래서 좀더 인간에게 익숙한 내용 그리고 인간의 심리 효과와도 결부된 이야기들이다. 예를 들면 퓌그말리온 효과로 더 알려진 신화 이야기, 니오베의 어리석은 이야기, 아킬레스 건과 관련된 이야기, 그리고 인간을 위해 불을 훔쳐 온 죄로 끊임없는 고통 속에서 살아야 했던 프로메테우스, 천마인 페가소스를 얻었던 벨레로폰의 지나친 등이 그러하다.

 『헤라클레스의 12가지 과업』은 한 존재를 이렇게 한 권에 담아낼 만큼 무슨 이야기가 많은가 싶은 궁금증이 먼저 생겼는데 읽어보면 의외로 그가 다른 신화 속에 등장하고 그만큼 다른 신들과 연결되어 있음을 알 수 있어서 흥미롭다.

게다가 캐릭터 자체가 상당히 스토리를 많은 예술가들에겐 창작의 소재가 될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여기에 책에서 주요하게 다루고 있는 '헤라클레스의 12가지 과업' 또한 그의 존재감을 더욱 나타내는 대목이라 5권 중에서도 분명 특별하게 재미있는 내용일거란 생각이 든다.

끝으로 「아르고 원정대의 모험」에서는 이아손과 아르고 원정대의 이야기가 등장하는데 그 원정대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이야기는 뭔가 기행문 같기도 해서 흥미롭다. 이전의 4권까지가 스토리 그 자체에 맞춘 내용이라면 마지막 이야기는 마치 우리나라의 단종과 숙종을 떠올리게 하는 이아손과 펠리아스의 이야기가 흥미롭다.

그리고 이아손이 쫓겨 나온 자신의 왕국을 되찾기 위한 여정은 그 한권으로 대서사시가 될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영상으로 만들었을 때 이보다 더 극적이고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원정길에서 마주하는 고비와 원정의 길의 험난함이 저자가 담아낸 사진 이미지와 함께 더큰 재미를 선사하기 때문이다.

언제봐도 재미있을것 같은 작품을 이렇게 멋진 구성으로 만나볼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을테니 만약 그리스 로마 신화를 제대로 읽어보고 싶거나 아니면 다시 한번 읽어보고픈 분들에겐 소장가치도 높은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특별 합본판)』를 추천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