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오묘한 심리학

엄마의 오묘한 심리학 - 그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고, 그 누구도 말해주지 않는
김소희 지음 / 센세이션 / 2020년 5월

아이를 키우는 엄마가 어려움을 토로하면 당장 아빠도 힘들다, 엄마만 힘든줄 아느냐는 말이 나오기도 하다. 이건 누가 더 힘들다는 말이 아니라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니 힘들다고 말할 뿐인데 이해를 받기 보단 바로 공격적인 말이 나올 때 그 말을 한 사람은 더 큰 좌절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어쩌면 공감이 필요했을 순간이였을텐데 말이다. 

모두가 힘든 때에 굳이 편을 갈라 누가 더 힘들고 덜 힘드냐는 평가보다는 이런 상황에 놓여 있어서 힘들었구나를 생각해보고 상대를 이해해주려는 마음이 필요한 요즘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너무나 들었던 책이 바로 『엄마의 오묘한 심리학』 이다.

보통 여성이 그러하듯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그 아이를 키우면서 자연스레 내 어머니가 날 어떤 마음으로 키웠던가를 뼈저리게 느끼게 되는 순간들. 모두가 다 그런건 아니겠지만 아기가 어리면 밥도 아이를 안고 먹거나 업고 먹고 아니면 아이 잘 때 서서 후루룩 마시다시피 먹는다.

화장실에 좀 갈라치면 눈앞에서 사라진 엄마를 찾느라 숨이 넘어가게 운다. 그러면 화장실 문 열고 말대꾸 해주면서(?) 생리적 급한 일을 해결해야 한다. 설마 저럴까 싶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그렇게 되더라는 이야기. 어느새 여자라는 존재보다 엄마라는 존재가 더 커져 스스로도 여성성을 존중받지 못하게 되는 순간도 있다.

너무 정신없다보니 이런 걸 차마 생각할 겨를조차 없을테도 많지만 문득문득 육아에 지치고 힘들면 이게 뭔가 싶은 순간이 오는 걸 막을수는 없을 것이다.

책은 워킹맘으로 세 아이의 엄마로 살았던, 그리고 살아가는 저자의 이야기가 소개된다. 계획에 없던(?) 일이라곤 하나 셋까지 낳고 키우고 특히나 아직 어린 아이들을 줄줄이 키우는게 결코 쉽진 않았을 것이다. 물론 친정엄마 찬스가 있긴 했지만 둘째의 아토피, 엄마와 떨어지기 싫어하는 마음, 그럼에도 떼놓고 일하러 가는 마음... 저자가 선택한 일이잖아라고 말하기엔 아이를 키워 본 엄마라면 공감하게 될 포인트들이 참 많다.

글을 쓰고 싶었던 자신의 꿈조차 잊고 살다 이제 좀 해볼까 싶은 순간 아이가 생기고 또 그렇게 자신의 꿈은 옆으로 제쳐두어야 했던 순간들. '엄마니깐 당연히'라고 생각했던 것들... 조금 여유를 갖고 생각해보면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면 받고 조금의 여유 속에서도 충분히 자신만의 시간을 낼 수 있음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물론 이또한 개인적인, 가정마다 차이가 있을테니 천편일률적으로 적용하긴 어려운 이야기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저자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문득 드는 생각이란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들도 행복하다는 사실.

어찌됐든 엄마와 보다 많이 교감하는 아이들이 엄마의 감정 상태에 크게 좌지우지 되는 건 어쩔수 없는 사실이기 때문인데 그걸 보면서 워킹맘이든 전업맘이든 엄마도 자존감이 높고 행복감을 느낄 수 있을 때 아이도 그런 마음이 닿아 정서적으로 훨씬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다시금 느기게 된 책이다.

그리고 쉽지 않은 상황 속에서도 자신의 꿈을 향해 한걸음씩 나아가는 저자의 모습이 많은 맘들에게 힘이 되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