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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 있으면 톡하지 말고 편지해 - 평범한 여자의 두메산골 살림 일기
야마토 게이코 지음, 홍성민 옮김 / 서울문화사 / 2020년 4월
평점 :

휴대전화조차 잘 터지지 않는 곳, 그래서 잠깐이라도 디지털 기기에서 벗어나 휴식을 취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적은 솔직히 있다. 그런데 진짜 그런 곳에 갈 수 있는 기회가 온다면? 솔직히 가고 싶었던 마음만큼 실행에 옮길 확률은 높을것 같진 않다.
그렇기에 과연 이런 곳에서 일년 중 일정기간을 매년, 그렇게 12년째 하고 있는 저자는 어떤 사람일까 궁금했다. 그리고 그 삶도 말이다.


산을 좋아했던 저자는 그림을 전공했다. 하지만 새로운 세상을 여행하고 싶었던 저자는 이를 절충하여 자신이 산행 중 마주한 적이 있는 야쿠시자와 산장 생활을 선택한다. 산장은 보통 6월부터 시작해 9월 후반, 추분 연휴가 끝나면 산장 문을 닫는다.
저자는 책의 초반 산장이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는지-누가 만들었고 어떻게 상업화 되었는지-와 같은 산장의 역사를 알려주고 저자가 일하는 야쿠시자와 산장 일대의 산에 있는 다른 산장들의 위치를 알려주기도 한다.
그리고 자신이 어떻게 해서 산장에서 일하게 되었는지, 산장에서의 하는 일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등이 자세하게 나온다.


이름만 산장이 아니라 진짜 산 속 깊이 있다. 산장에 필요한 물건들을 헬리콥터로 실어올 정도인데 최근에는 이 이용료가 높아져 다른 산장들과 마찬가지로 새로운 방법을 모색 중이라고 할 정도이다. 여기에 산 속이기에 곰이 나타나서 식료품 저장고를 습격해서 온갖 것들을 먹고 가기도 해서 산장마다 자구책을 강구해서 곰 퇴치를 하기도 하는데 간혹 이 과정에서 사살되기도 한다니 한편으로는 산속이 주생활지인 곰에겐 안타까운 일이다.
실제로 곰이 나타나서 겪었던 일들이 소개되는데 곰이 후각이 튀어나서 쓰레기 관리 등을 잘하면 그나마 피해가 적다고 한다. 여기에 겨울잠쥐도 나오는데 생긴게 딱 햄스터 같아 귀여우면서도 막상 내 베낭 속에 집을 짓고 보관한 휴지들 속에 새끼를 놓는다면 살짝 무서울것 같기도 하다.
이외에도 여름 산장 생활 속에서 마주하게 되는 동물들을 그려놓고 있다. 참 다양하다. 그만큼 깊은 산 속이구나를 실감나게 한다. 산장의 구조도 보여주고 물을 사용하고 화장실 처리, 온수를 데우는 시스템 등을 잘 알려주기도 해서 단순히 생활 위주가 아니라 깊은 산속 산장의 운영과 관련된 이야기도 읽을 수 있다.
산장을 이용하는 분들이 직접 먹을거와 같은 여러가지 선물들을 가지고 찾아오기도 한다는데 소소한 정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성수기 때 산장에서 일하는 하루 일과는 어떤지도 보여주고 개장을 한 뒤 9월 마무리를 할 때 월동 준비로 산장의 일부 시설을 철거하거나 정리하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많은 것을 알게 된다.
저자는 무려 12년 째 이 생활을 하고 있는데 산장 생활을 하지 않을 때는 이때 번 돈으로 여행을 간다고 한다. 여행지에서는 자신의 전공이기도 한 그림을 그린다고. 책에는 컬러와 흑백의 그림들, 사진들이 나오는데 그림도 상당히 귀엽다.
여행의 경험도 많을것 같다는 짐작을 해보건데 이후에는 그런 여행지에서의 경험을 담은 책을 출간한다면 재미있을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