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를 바꾼 37가지 물고기 이야기 세계사를 바꾼 시리즈
오치 도시유키 지음, 서수지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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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바꾼 37가지 물고기 이야기』는 이미  만나본 적이 있는 <세계사를 바꾼 시리즈> 중 세 번째 도서이다. 1권은 약, 2권은 식물이였고 이제는 물고기인데 사실 처음 제목에 37가지라는 말이 적혀 있길래 당연히 물고기 종류가 37가지가 나오는 줄 알았다.

 

그런데 책을 보니 주된 물고기는 청어와 대구. 바로 이 두 물고기를 중심으로 세계사를 알아보는 책이였다. 제목에서 살짝 혼동했던 것이다.

 

생선을 좋아하긴 하지만 대체적으로 먹는 종류는 고등어, 조기가 대부분이라 청어는 어떻게 먹는게 대중적인 방법인가 싶었고 대구는 그저 탕이 먼저 떠올랐는데 책을 보니 특히 청어가 유럽의 역사 속에서 상당히 지대한 영향력을 미쳤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청어는 보관에 있어서 절임이 보통이라 사실 이 절임 기술은 네덜란드가 뛰어났고 영국은 그렇지 못했고 실제로 로버트 그린이라는 극작가가 청어을 먹고 식중독으로 죽기도 했으며 셰익스피어의 작품에는 등장인물이 청어를 싫어하는 장면도 나오고 피시 데이에 청어나 대구를 억지로 먹었다는 이야기는 놀랍기도 했다.

 

바이킹이 잉글랜드를 습격했던 이유도 바로 이 청어 떼가 회유 경로를 바꾸는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하는데 척박한 지역에 살았던 그들에게 청어가 주된 식량이고 이를 위해 청어잡이가 활발한 곳을 식민지로 삼았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게다가 청어잡기가 단체라는 의미를 가진 '한자'라는 조직을 만들고 이들이 막강한 힘을 가지게 하는데 큰 힘이 되기도 했다니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다. 한 종류의 물고기가 이토록 놀라운 영향력을 가졌다니 말이다. 그러다 다시 청어 떼가 회유 경로를 바꾸면서 역시나 그 경제권도 그 경로를 따라 이동하면서 한자동맹까지도 약해지게 만들었다니 정말 대단한 물고기가 아닐 수 없다.

 

조금 과장해서 말하자면 당시의 경제 패권조차 이 청어떼의 회유 경로와 산란 장소에 따라 이동했다고 봐도 되니 말이다.

 

청어가 이런 영향력을 미쳤다면 대구는 청어와 달리 소금에 절여 햇빛에 말려서 보관이 가능했고 이는 귀한 식량이 된 까닭에 신대륙 개척을 위해 배를 타고 떠나야 하는 탐험가들에 있어선 배에 실어야 하는 아주 중요한 물품 중 하나였을 것이다.

 

책에 나오는 재미난 이야기 중 최초의 추수감사절 유래라고 할 수 있는 내용인데 메이플라워 호를 타고 뉴잉글랜드 최초의 잉글랜드 식민지 플리머스에 정착했던 필그림 파더스가 추수를 끝내고 왐파노아그족을 초대해 추수감사제를 열었다는 것이다.

 

여기에 잉글랜드 정부가 식민지의 어업 확장으로 해운업 확대와 나아가 해군력을 강화하고자 했던 점은 뉴잉글랜드 어업에 종사하는 어부들에게 자유 쟁취에 대한 꿈을 키우게 했고 이것이 점진적으로 영향을 미쳐 민주주의와도 연결된다는 논리는 전혀 생각해보지 못했던 내용이다. 이런 일련의 역사적 흐름에 관여된 물고기가 바로 대구라는 것도 말이다.

 

솔직히 어디에서도 보기 힘들었던 내용이였던것 같다. 물고기이라는, 특히나 청어와 대구가 이렇게 유럽의 경제 장악은 물론 영토 확장, 해군력 강화 나아가 신대륙 개척과 식민지 건설, 그곳의 어업 확장으로 이어지고 이것이 다시 신대륙에 민주주의의 초석을 마련하는데(하면 너무 거창하려나...) 알게모르게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이 너무나 흥미로웠고 한편으로는 신기하기도 했던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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