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할 수 없는 거짓말

피할 수 없는 거짓말 ㅣ 마틴 베너 시리즈
크리스티나 올손 지음, 박지은 옮김 / 북레시피 / 2020년 4월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때로는 뒤늦은 후회가 밀려올 때가 있다. 그러면서 동시에 드는 생각은 만약 그때 그 행동을 하지 않았더라면 또는 하나의 선택에 결정을 내려야 하는 때에 그때와는 반대의 결정을 내렸다면 어땠을까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어쩌면 『피할 수 없는 거짓말』의 마틴 베너 역시도 그런 후회를 떠올리고 있지 않을까? 마틴 베너 시리즈로 이미 국내에서는 1편 『파묻힌 거짓말』이 소개된 바 있는데 시리즈 2편에 해당하는 이번 작품에서 마틴은 자부심이 대단히 높은 변호사라는 직업에서 최대 위기를 겪게 된다.

바로 연쇄살인범이였던 여동생 사라의 누명을 벗겨달라며 바비가 찾아오게 되면서이다. 마틴은 바비의 사건 의뢰를 받아들이지만 이후 바비와 함께 사라가 범인일리 없다고 주장했던 주요 목격자인 제니가 살해당하는 사건이 벌어지면서 이제는 그 누구도 아닌 스스로가 누명을 벗겨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되는 것이다.

그 이유는 바로 자신이 바비와 제니의 살인사건의 용의자가 되어버린 것이다. 여기에 설상가상으로 자신이 키우고 있는 여동생의 딸인 벨마저 납치를 당하면서 스토리는 한층 복잡해지고 마틴의 상황은 더욱 녹록치 않아 보인다.

자신이 쫓기고 있다보니 누군가에게 도움조차 쉽게 요청할 수 없는 상황인데 벨의 친부라는 사람까지 나타나 그에게 곤란한 요구까지 하게 된다.

자신의 누명도 밝혀내야 하고 벨도 찾아야 하는데 벨을 찾기 위해서는 그 전에 또다른 사건까지 해결해야 하는 상황. 마틴은 현재 너무 복잡하고 난해한 문제의 한 가운데에 놓여 있다. 마틴으로서는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여러 사건들을 오롯이 혼자서 찾아내야 하기에 더욱 힘겹게 느껴진다.

도대체 누가, 무엇 때문에 자신에게 이토록 가혹한 일들을 저지른단 말인가. 아마도 이 물음에 대한 궁금증은 독자와 함께 마틴 스스로에겐 중요한 해결 과제가 아닐까 싶다.

그리고 이런 작품에서 빼놓을 수 없는 반전의 결말도 충분히 재미있게 느껴지는 작품. 혹여 전작을 읽지 않아서 시리즈 2편을 읽는데 문제가 있지 않을까 망설일수도 있지만 딱히 그런 부분에 대한 우려는 하지 않아도 될것 같은 작품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