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시 퇴근하겠습니다 - 밀레니얼 세대를 위한 워라밸 사수기
아케노 가에루코 지음, 김지연 옮김 / arte(아르테)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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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라밸이라는 말 낯설지 않을 것이다. 이전에 번아웃 증후군이라는 말이 나왔고 또 욜로족, 휘게 라이프, 우리나라의 저녁있는 삶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말들이 있다. 이는 여러 의미를 지니겠으나 결론적으로는 화려하진 않더라도 삶의 여유를 좀 지니면서 살고자 하는 마음의 갈망일지도 모른다.

 

전통적인 성역할이 허물어지고 남자든 여자든 자신의 일을 갖고 사회생활을 하고 또 경제적 활동을 하면서 사회와 조직의 생활도 중요하지만 한편으로는 자신의 개인적인 삶에 대한 중요도도 높아지고 있는 요즘 『정시 퇴근하겠습니다』는 제목부터 상당히 흥미롭게 다가온다.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니니 정시가 되었다고 칼퇴를 하기란 쉽지 않다. 이래저래 눈치가 보인다. 직급이 낮을수록 더 그렇다. 상사가 버티고 있으면 퇴근을 하라고 해도 쉽지 않을거다. 그런데 이 작품 속 주인공인 히가시야마 유이. 칼퇴를 사수하기 위한 그녀의 모습은 용감하다고 해야 할지 아무튼 대단하다.  저녁 6시는 공식적인 퇴근 시간. 그렇다고 해서 유이가 자신의 일은 안하고 워라밸만 꿈꾸는 것은 아니다. 칼퇴를 하기 위해 자신의 맡은 임무는 제대로 해낸다.

 

그런데 이런 유이의 모습이 못마땅하다고 해야 할지, 아니면 그들 나름의 업무 스타일인지 아무튼 유이에게 칼퇴를 막는 여러 사람들이 있다. 그런데 소설 속에만이 아니라 실제로도 이런 사람들이 있을것 같다는게 흥미롭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일본에서는 드라마로 제작되기도 했다는데 어쩌면 살아 온 시대가 다르기에 오는 직장과 일에 대한 가치관에 차이가 날 수 밖에 없을테고 또 직장을 다니는 목적이 다르면 퇴근에 대한 생각도 다를 수 밖에 없다. 누가 잘못이고 누가 정답이라고 말할 순 없다.

 

소위 '라떼는 말이야...'하고 말하는 어른들 세대는 집보다는 직장이 우선이였고 야근도 밥 먹듯이 했다. 그리고 지금도 더 열심히 많이 일해서 더 높은 자리로 승진하고픈 사람도 있을테지만 같은 세대라도 직장은 직장이고 자신의 사생활은 사생활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으니 말이다.

 

어떻게 보면 유이의 눈에 그들은 지나치게 열심히 하는, 그래서 한편으로는 칼퇴하는 자신마저 자신들과 같은 편에 두고자 하지만 오히려 유이에게 그들의 모습이 지나쳐 보이기도 한다. 책은 그들 사이의 간극을 표면적으로만 그려내는 것이 아니라 좀더 깊숙이 파고들이 보여준다는 점에서 좋았던것 같다.

 

드라마를 잘 안봐서 솔직히 책을 만나기 전까진 이런 드라마가 있는 줄도 몰랐는데 책을 읽고나면 과연 이런 캐릭터들이 드라마에서는 어떻게 그려질지 궁금해서 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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