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하기 좋은 날 - 감자의 자신만만 직장 탈출기
감자 지음 / 42미디어콘텐츠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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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영화에서 나온 유명한 대사, ‘00하기 딱 좋은 날씨네.’를 떠올리게 하는 제목이다. 그뒤로 여러 곳에서 상당히 많이 패러디될 정도로 유명한 말이기도 한데 표지 속 감자(그렇다. 사람이 아니라 감자를 캐릭터로 내세우고 있다)는 퇴사 후 너무나 행복한, 마치 그 모습만 보면 지금 막 입사를 통보받은 사람보다 더 행복해 보인다는 점에서 제목과 함께 내용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한다.

 

과연 감자에겐 어떤 사연이 있었던 것일까?

 

보통의 대한민국 사람들이 그러하듯 대학을 가고 첫 직장을 얻고 퇴사를 하고 또 재취업하다 퇴사한 감자. 그녀의 마지막 직장에서의 퇴사기를 그리고 있는 책이 바로 『퇴사하기 좋은 날』이다. 퇴사 후 여기저기 취업자리를 알아보다 한 곳으로부터 연락을 받은 감자. 너무 많이 지원서를 넣어서 단박에 어디였는지 떠오르지 않을 정도였기에 감자는 그곳으로 가기로 한다.

 

하지만 그곳은 20곳의 쇼핑몰을 관리하는 너무나 작은 소기업. 직원이라곤 고구마와 자신뿐이다. 사장인 소라게가 있고 자신이 입사한 이후 소라게의 와이프인 가리비가 들어왔다. 나름 경력직으로 들어 온 감자, 신규로 먼저 들어와 있었던 고구마.

 

딱히 업무의 구별이 없이 영세기업이라 거의 모든 업무를 둘이서 하고 있고 그나마도 경력직인 감자는 좀 나은데 고구마는 그야말로 잡무를 모두 담당하고 있을 정도이다. 나중에는 온갖 스트레스로 피부병, 대상포진에 걸리고 결국 직장을 그만두겠다고 한 뒤에는 뽕을 뽑자는 것인지 너무 많은 일을 시켜서 하혈로 쓰러지기까지 한다.

 

정말 악마도 이러진 않겠구나 싶을 정도로 부려먹는 수준. 이미 감자도 퇴사를 결심하고 있다. 다만, 1년을 채워야 퇴직연금이 나오니 그 시기를 기다릴 뿐. 이후 시간이 되어 고구마가 퇴사하고 혹시라도 소라게와 가리비가 다시 연락할까봐 프라하로 여행을 바로 떠나버린다.

 

이후 여행에서 다시 돌아 온 고구마를 만난 감자. 쥐꼬리만한 월급, 포트폴리오에 쓸만한 경력이라곤 하나도 없는 잡무, 복지라곤 칼퇴근이 전부(그건 전기료 아낀다고 칼퇴근 시킨 것임)인 회사를 그만 둔 고구마는 그야말로 신수가 훤해졌다.

 

미래가 불안할지언정 마음이 편해보이고 그러니 절로 건강도 좋아진 것이다. 이후 감자는 인원충원도 안되는 상황에서 홀로 일을 하고 역시나 고구마가 그랬던 것처럼 온갖 병이 생긴다. 그리고 1년을 기점으로 회사를 그만두고 나왔을 땐 그렇게 홀가분할 수가 없다.

 

혹시라도 그 회사에 미련이 생길거 같을 때는 이 책을 다시 펼쳐본다는 감자. 자신의 이야기를 그림으로 남기는 작가가 되어 새로운 시간을 보내는 그녀는 고구마와 찐친구가 되었다고 한다. 인생의 고락을 함께 한(?) 동지애가 찐우정으로 발전한 것이다.

 

감자의 마지막 직장 같은 곳이 보통의 수준은 아닐 것이다. 실제로 이렇게나 끔찍한 곳이 그렇게나 많이 있을까 싶다. 아울러 그래도 그녀가 마지막까지 인수인계를 위해 자신의 일을 최대한 잘 마무리 짓고자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였던 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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