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 작가와의 대화 - 노벨문학상 작가 23인과의 인터뷰
사비 아옌 지음, 킴 만레사 사진 / 바림 / 2020년 1월
평점 :
품절


많은 문학상이 있을 것이다. 자국내는 물론 영미권, 또 세계권을 통틀어서 유명한 문학상이 있을테지만 최고의 상이라고 할 수 있는 상징성 면에서는 바로 노벨문학상이 1인자가 아닐까 싶다. 사실 문학상의 경중을 따지기는 참 뭣하지만 일단 세계적인 명성에서만큼은 노벨문학상이 갖는 의미는 상당하다.

 

그렇기에 매해 노벨문학상 후보군에 어떤 작가가 오르는지, 그중에서 누가 수상하는지를 두고 초미의 관심사가 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지사. 게다가 이는 국내 출판계에서도 영향을 미쳐서 노벨문학상 수상 후보에 올랐다는 사실만으로도 출간 즈음 홍보 문구로 활용될 정도인데 실제로 수상하면 이는 단박에 검색어 순위에 오르고 심지어는 베스트셀러에 등극할 정도이니 말이다.

 

나 역시도 그런식으로 책들을 많이 본 적이 있다. 그야말로 문학적 가치에 둔 수상작품들은 대중성을 띄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아서 수상 이후 해당 작품은 물론 그 작가의 작품집들이 화제가 되면서 문학코너에 긴급 편성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분들은 그 전후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아마도 수상 당시에는 화제가 되었다가 이후 다시 그 관심이 시들해지면서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졌을지도 모를 23인과의 인터뷰를 실고 있는 책이 출간되었다. 바로 제목 그대로 『노벨문학상 작가와의 대화』가 그것이다.

 

공동저자인 킴 만레사가 노벨문학상 헌사를 구하기 위해 물어왔던 것이 계기가 되어 단순히 헌사를 넘어 인터뷰를 해보자는 생각에서 시작된 기획은 무려 10여 년에 걸쳐서 23인의 노벨문학상 수상자들을 만나게 되었고 그저 묻고 답하는 수준을 넘어서 좀더 속 깊은 이야기로 들어가보기 위해서 그들이 살고 있는 도시, 그들의 작품 속 배경, 가족, 생활 공간 등을 담아내기에 이른다.

 

이 책을 보면서 이름만 들었을 때, 또는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을때도 낯설게 느껴졌던 작가들이 있긴 했다. 그리고 여전히 읽어보지 못한 책들이 더 많았고... 그러나 그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읽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어쩌면 작품이나 어떤 사전 지식없이 읽는 이 책은 더 재미있었던게 아닐까 싶다.

 

이들은 그저 작품을 쓰는게 아니라 자신이 살았던 당시의 시대적 혼란을 담아낸 경우가 많았고 그 영향으로 지금까지 그 사회 속으로 들어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활동을 이어오는 경우가 많았다. 어쩌면 작가라는 숙명이기도 할 것이다.

 

누군가는 홀로코스트에서 살아왔고 자신의 나라를 떠나와 수십 년째 외국에서 삶의 터전을 잡았으며 또 누군가는 자국 내의 이야기를 고발해 입국이 금지되고 도서전 참가도 허가받지 못한데다가 금서로지정되기도 한다.

 

그렇지만 이런 일련의 행위들이 그 작가와 작품을 유명하게 만들고 세상의 주목을 받게 한다니 참 아이러니하다.

 

그저 상상 속의 산물이라고 하기엔 23인의 작품은 역사 속 한 페이지의 축소판 내지는 비극적이고 참혹한 역사를 고발하는 시대정신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울러 아마도 이 책을 읽는 많은 분들이 느끼는 바와 같겠지만 어느 해인가엔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의 리스트에 한국의 작가가 올랐으면 하는 바람을 해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