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홍콩
마가파이 지음, 허유영 옮김 / 현대문학 / 2019년 12월
평점 :
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문득 지금의 혼란한 홍콩을 떠올려 본다. 물론 책 속의 시대적 배경이 되는 1930년대의 홍콩 상황과는 다르겠지만 말이다. 법이 있지만 제대로 작용하지 못했던 시대, 영국의 지배를 받고 있지만 홍콩은 뭐랄까 하나의 무법지대 같다는 생각이 든다.

 

영국 식민정부의 적당한 묵인하게 정작 이 도시를 지배하고 있는 것은 삼합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홍콩 누아르라고 표현하기엔 너무나 참혹한, 그리고 누군가에겐 지옥 같은 삶이였을것 같은 시간들이 그려진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홍콩』은 마가파이의 ‘홍콩 3부작’ 중 시작에 해당하는 1부이다. 주인공은 록남초이다. 본토에서 홍콩으로 넘어와 살길을 찾아보지만 당시의 어수선한 상황만큼이나 생활 여건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책은 어떻게 보면 그 시대를 살았던 록남초이의 일대기라고 보면 좋을것 같다. 그러나 좀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속에는 혼란한 시대 상황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고 그보다 더 혼란했던 록남초이의 인생이 그려진다.

 

원래대로라면 록박초이라 불려야 했지만 손흥사 두목이 된 후에 이름을 바꿔 록남초이가 되었다는 그의 이야기다. 어린 시절 그는 성적 학대를 당한 그, 결혼을 하지만 사실 그녀의 아내 또한 자신의 아버지로부터 성적 학대를 당한 경우다.

 

이 사실은 둘의 결혼 생활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고 결국 록남초이는 군대를 가고 거기에서도 힘든 시기를 보낸 후 홍콩에 도착한 후 인력거꾼으로 생활한다.

 

그리고 영국의 식민지배로 인해 주요 고객이 영국인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영어 배우고자 하고 이 즈음 영국인으로 정보원인 모리스와 이어진다. 록남초이는 모리스의 정보원인 동시에 애인이다.

 

참으로 파란만장한 그의 삶은 이후 어떤 사건에 휘말리며 집으로 돌아오게 하지만 또 집안은 집안대로 엉망진창이다. 집을 떠난 아내와 동생. 결국 동생을 찾아 광저우에 가게 되는데 이후 삼합회와 엮이게 된다.

 

이 즈음 그는 록남초이라는 이름으로 바뀌게 된 이야기가 나오는데 사실 그는 삼합회라는 조직에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강한 인물이라기 보다는 자신의 약함을 감추기 위해, 자신의 약점을 감추기 위해 만들어낸 모습이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찌됐든 삼합회에서 그가 조직에 도움이 되는 행동으로 자신이 위신에도 도움이 되면서 조직에서 조금씩 자리를 잡는 모습도 그려진다. 그러나 역동하는 시대에 그의 상황은 더욱 불안하다.

 

이야기는 이런 불온한 시대, 불안한 시대 상황과 잔혹하기 그지 없는 각종 범죄(조직들의 돈벌이이기도 한)들을 적나라하게 보여줌으로써 과연 정말 이 시대에 그랬을까 싶은 생각과 함께 나름 각오를 하고 읽어야 하는구나 싶기도 했던 작품이다.

 

이 작품이 2017년 타이베이 국제도서전 대상’과 2017년 홍콩도서전 홍콩도서상 수상작’했다고 하는데 범상치 않은 이런 내용들이 크게 작용한것 같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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