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킬 - 이재량 장편소설
이재량 지음 / 나무옆의자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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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강박증이라고 하면 왠지 엄청난 정신병처럼 느껴지지만 사람들마다 어느 정도의 강박증은 있겠구나 싶었던 것이 예전에 이 강박증과 관련한 TV 프로그램을 보고 나서다. 강박증도 종류가 상당히 다양했기 때문이다.

 

 『올 킬』에 등장하는 고광남이라는 주인공의 강박적인 모습도 어떻게 보면 그 사람만의 성향이니 남들에게 피해만 주지 않는다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남들보다는 오히려 자신이 그런 성향 때문에 가장 힘들거라 생각하지만.

 

일종의 결벽증에 가까운 강박을 지닌 고광남은 현재 홀로 살고 있다. 물론 결혼도 했었지만 7년 간의 결혼 생활 이후 이혼을 하고 혼자 살다가 현재는 마치 <나는 자연인이다>를 떠올리게 하는 모양새로 살아간다.

 

한 가지 큰 차이점이 있다면 깔끔함을 넘어 너무 깨끗함을 유지하려고 한다는 것. TV에서 서장훈 씨가 자신의 깔끔함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샤워 이야기를 한 적도 있는데 아마도 고광남의 샤워 스타일이 서장훈 씨와 비슷하거나 조금 더 심하거나 할것 같다.

 

이런 그의 성향은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눈여겨 볼점은 본인도 이런 성향이라든가 생활 습관들이 결코 다른 사람들이 좋아할만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게다가 결코 편하지도 않다는 것을 안다. 동시에 스스로는 이 습관을 쉽게 바꿀수도 없을 안다.

 

그렇게 해서 선택한 것이 바로 자신만의 스타일대로 살되 이런 삶을 누군가에겐 물려주지 말며 그냥 나혼자 살자 싶었던 것이다. 7년 간의 결혼 생활에 아들도 있지만 누구보다 스스로가 이런 삶이 아들 배식에게 영향을 미치치 않았으면 하는 바람(자신이 아버지로부터 이런 내력을 물려받은 것처럼...)이 있기에 그야말로 자연인 같은 삶을 사는 것이다.

 

그런대로 만족하며 살던 고광남. 하지만 어느 날 바퀴벌레가 나타나면서, 그리고 새롭게 이상 온 이웃 부부로 인해 산산히 부서진다. 흥미로운 점은 고광남과 이웃집 부부의 삶이 너무나 대조적인데 고광남은 자신의 결벽증에 주변이 힘들까 스스로를 고립시켰다면 이웃집 부부는 유명 건축가에 살림 연구가로 겉으로는 친환경적인 삶을 노래부르지만 실생활은 고광남보다 못한 그들이 주장하는 것과는 정반대로 보일 정도이기 때문이다.

 

결국 이웃집 부부의 음식물 쓰레기로 인해 벌레들이 생겨나고 그 가운데 바퀴벌레까지 나타나자 고광남은 해충 구제 전문회사인 올 킬에 연락을 하게 된다.

 

하지만 이 서비스 이후 이웃집 사람들은 사라지고 새로운 이웃이 등장하고 그와 동시에 바퀴벌레는 계속 나타나며 아들 배식까지 나타나는 등 일이 점차 복잡해지고 그러면서도 문제는 해결되지 않아 심각해지며너 과연 이 바퀴벌레들은 박멸시킬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궁극적인 물음과 함께 고광남의 결벽증은 어떻게 될까 싶은 궁금증까지 겹치면서 지극히 단순해 보이던 문제가 너무나 버라이어티해지는 흥미로운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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