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승무원에 대해 막연하게 참 멋진 직업이라고 생각하던 때가 있었다. 공항을 런웨이처럼 만들며 당당하게
걸어가는 유니폼을 입은 모습도 멋졌고 해외 여행도 참 많이 하겠다 싶은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심심찮게 들려오는 승객들의 기내
갑질들을 보면서, 게다가 짧게는 한 시간 가량 길게는 열 시간이 훨씬 넘는 비행 동안 몸에 딱 붙는 기능성보다는 심미성에 초점을 둔 불편한
유니폼을 입고 온갖 승객들을 상대한다는 것이 육체적으로도 힘들겠지만 정신적으로도 참 힘든 직업이겠구나 싶어졌다.
그래서 궁금했던것 같다. 스스로가 승무원이였다가 이제는 그만 둔 저자가, 스스로를 조금 삐딱한
스튜어디스라고 표현하면서까지 담아낸 이야기 『빨강머리
승무원』이라는
에세이가.
미술을 전공하고 대학원 공부까지 한 저자는 어느 날 승무원이 된 친구들이 자신조차 미술책(사진)으로
보는 그림을 직접 그 그림이 소장된 미술관에 가서 본 모습을 SNS에 올린 것을 보고 충격을 받는다. 이미 이전부터 이 직업을 준비하던 사람들이
곁에 있었고 그래서 어떨까에 대한 궁금증과 관심이 있었기에 자꾸만 그것이 생각난다면 후회하기 전에, 더 늦기 전에 경험해보자는 생각으로
본격적으로 승무원 시험에 도전한다.


뭘 준비해야 할지, 어떻게 해야할지도 모르는 가운데 여기저기 자료를 찾고 고군분투하고 중간에 마음이
흔들릴 때면 스스로를 다독여가며 노력한 끝에 저자는 승무원 시험에 합격한다.
책에는 이 과정이 진짜 솔직하게 그려진다. 시험만 합격하면 될 것 같지만 막상 비행을 하기 전
안전교육을 하는 동안이 쉽지 않은데 안전교육 그 자체보다(어쩌면 더 많이) 중요하게 느껴졌던 차림새에 대한 지적은 정말 힘들었겠다 싶어진다.
아무튼 그래도 저자는 아슬아슬해보지만 잘 해낸다. 그리고 실전에 투입되고 다양한 상황들을 경험한다.
그 과정에선 감동을 받는 일도 있었지만 직장 내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았고 기내에서의 업무도 결코 만만치 않음을 알게 된다.
게다가 모두가 그런 건 아니겠지만 갑질을 일삼는 승객도 분명 있었고...
그래도 해보고 싶었던 일이라 잘 버녀내던 저자는 어느 날 몸이 이상함을 느낀다. 귀가 아프고 생리
불순에 발도 아프다. 하지만 스스로도 크게 문제라 생각하지 않았던 어느 날 저자는 깨닫게 된다. 분명 다른 승무원들도 이런 상황(문제)들을
경험하고 있을텐데도 불구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에서 오는 '반짝임'이 보이지만 자신은 더이상 이런 반짝임이 없더라는 것을
말이다.

그리곤 승무원을 그만둔다. 이야기는 저자가 어떤 이유에서 승무원이란 직업에 관심을 가졌고, 또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승무원이 되었고 승무원이라는 직업의 세계는 어떤지를 자신의 경험담에 비춰 생생하게 그려낸다. 좋은 점도 분명 나온다. 이
직업만의 매력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알 수 없었던 이면의 모습, 다양한 고충도 읽을 수 있었다.
게다가 중간중간 승무원을 준비하는 사람들을 위해 현직 직원들의 생생한 인터뷰를 실어 놓기도 했는데 이
부분도 참 좋았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승무원을 그만 두기 전/후의 생활의 변화와 장단점, 지금 느끼는 감회 등을 잘 담아냈는데 힘들었지만 가보지
않은 일에 대한 미련을 갖지 않아서 좋았고 이 경험 또한 삶에서 절대 버릴 수 없는 소중한 시간이였음을 말한다.
비 관련자의 입장에서 읽어보면 이후 기내에서 승무원을 마주했을 때 내가 친절하게 대하진 않아도 함부로
행동하진 말아야 겠구나 지시사항을 정말 잘 따라야겠구나 싶었고 이 직업을 선망하는 사람들이라면 마치 예방주사를 맞듯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을것
같은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