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위크
강지영 외 지음 / CABINET(캐비넷)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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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어위크』. 편의점 이름이다. 번화가와는 거리가 먼 곳에 위치한 편의점 a week. 이야기는 이 편의점에 숨어들게 된 무장 현금수송차량 탈취범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야기는 일주일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중국집에서 일하고 있는 중식은 소위 말하는 짬이 제일 낮아 그날도 퇴근 후 그릇 수거일을 하고 있었다. 오토바이를 타고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며 그릇을 찾아다니던 그때 후미진 골목에서 튀어나온 남자를 피하려다 넘어지는 사고가 난다.

 

만취한 남자는 횡설수설하고 재수가 옴붙었다고 생각한 중식은 남자를 달래 보내고는 흩어진 그릇을 줍다가 '그것'을 발견하게 된다. 바로 실탄이 들어간 권총이다. 그렇다. 남자는 경찰관이였고 승진에서 누락하자 만취할 정도로 술을 마시고는 인사불성인 상태였던 것이다.

 

결국 이 총 한 자루 때문에 일은 시작된다. 뚜렷한 직업도 없고 미래도 불투명한 중식을 비롯한 친구 현우와 태영은 현우의 제안대로 아주 간단한 계획인 현금수송차량을 털기로 한다. 바로 일주일 후 말이다. 너무 간단해서 별탈이 없을것 같았던 계획은 예상과는 달리 흘러간다.

 

먼저 현금수송차량에는 현우의 말과는 달리 직원이 세명이 아닌 네 명이였다. 직원을 포박할 끈이 부족한 상태에서 현금수송차량은 아무도 운전할 수 없는 스틱이라는 사실...

 

처음부터 모든 계획이 틀어진다. 게다가 격투 과정에서 총이 발사되고 태영의 옆구리에 총알이 스친다. 이들은 겨우 달아나 눈앞에 보이는 어위크라는 편의점으로 들어간다. 그런데 이 편의점 이상하다. 29년을 이 동네에 살았지만 이런 편의점은 지금 처음 보았다. 그런데 어쩌랴 별다른 선택지가 없다.

 

본점이라는 아르바이트생의 말. 그런데 이 직원도 이상하다. 인질인데 겁이 없다. 셋은 이 직원을 인질로 삼고 밖에 도착한 경찰과 대치중이다. 그리고 차량을 준비해달라고 요청하는데...

 

이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 달아날 길도 없다. 그런데 이 아르바이트생이 말하는 화장실로 사용해도 된다는 공간이 이상하다. 꼭 노크를 하라는데 하지 않고 문을 여니 이상한 세상이 펼쳐진다. 과연 이 편의점 정체가 무엇이란 말인가. 게다가 직원은 할 것도 없는데 이야기나 하자며 자신이 알고 있다는 이야기를 펼쳐놓는데...

 

이렇게해서 시작되는 아르바이트생의 이야기. 조선시대 고종황제가 머물던 함녕전 화재 사건을 둘러싼 평리원 검사 이준의 이야기인「대화재의 비밀」를 시작으로 현직 킬러가 의뢰를 받고 방음이라고는 하나도 안되는 임대 아파트에 잠입한 뒤 벌어지는 이야기로 이야기가 마치 입사 지원서와 자기 소개서를 떠올리게 하는 구성으로 되어 있는데 우리나라 아파트의 층간소음 문제를 어딘가 모르게 상당히 시크한 킬러의 말투로 여실히 보여주는 재미난 책이다「옆집에 킬러가 산다」.

 

「당신의 여덟 번째 삶」는 모든 것이 나와 똑같은 인물이 나타나 자신이 바로 '나'라고 주장하는 SF 장르로 또다른 '나'는 지금의 '나'에게 말한다. 타임머신을 이용하면 이미 죽은 아내 클라라를 살릴 수 있다고 말이다. 과연 이 말은 진실일까? 게다가 가능한 일일까?

 

「박 과장 죽이기」마치 두 번째 이야기를 떠올리게 하는데 남편을 죽이고픈 아내의 이야기라는 간단한 줄거리 같지만 이면은 상당히 복잡하게 얽힌 감정들이 드러나고 「러닝패밀리」괴담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이야기이며 「아비」는 남편의 음주운전으로 한 아이가 죽게 되고 이후 악몽에 시달리는 남편을 구하기 위해 지옥으로 가게 되는 보영이라는 한 여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마지막 「씨우세클럽」은 다시 어위크 편의점이 등장한다. 최근 가맹점주의 일탈로 인해 가맹점의 피해에 다룬 이야기인데 어위크 편의점이 계열사의 회장의 일탈로 불매운동의 중심에 놓이자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편의점주들이 모여서 씨우세클럽을 만든 후 벌어지는 이야기인데 오죽하면 이들이 이렇게까지 해야 할까 싶어 안타까운 이야기다.

 

그런 씨우세클럽에 회장이란 인간이 부탁하는 사건도 이상하기 그지없다. 자신이 선물했던 목걸이를 그 선물을 받은 사람으로부터 다시 훔쳐와달라는 것인데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인가 싶어진다. 현실이 반영된 이야기라 더욱 재미있었던 내용이기도 하다.

 

하나하나의 이야기가 너무 재미있다. 마치 천일야화처럼 빠져들게 되는 매력이 있는데 각기 다른 작가들의 이야기를 하나로 묶어놓았다는 점에서도 독특했던 기대이상의 재미를 선사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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