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리버여행기』를
모르는 사람들은 없을 것이다. 그가 이야기 속에서 소인국과 대인국을 여행했다는 큰 맥락도 모르지 않을 것이다. 그렇기에 표지만 봐도 이게 어떤
작품 속의 한 장면인지 금방 떠올리게 될텐데 기억 속에서 이 책을 처음 접한 것은 아마도 어린이 문학 도서 형태로 출간되었던 버전일거라
생각된다.
그래서인지 현대지성 클래식 27번째 시리즈로 출간된 이번 책이 상당히 기대되었다. 사실 어른들을 위한
도서 버전으로 읽은 기억은 잘 나질 않았기 때문인데 이 책의 경우 그동안 많은 시리즈에서도 보았듯이 고전적인 삽화가 곁들여져서 읽는 묘미가
컸던것 같다.
다만, 이전 책들보다는 삽화가 많지 않은 수준인데 이렇게 완역본의 형태로 만날 수 있었던 점은 참으로
좋았다.
책은 총 4부에 걸쳐서 진행되는데 먼저 1부에서는 우리가 보통 소인국이라고 알고 있는 릴리펏 궁정이
나온다. 마치 중세 유럽 왕정 시대를 보는것 같은 릴리펏 궁정의 배경은 상당히 흥미롭다.
2부에서는 브롭딩낵이라는 거인국 여행기를 그리고 있다. 완전히 극과 극의 비교체험인 셈인데 자신이
거인일 때와 반대로 이제는 자신이 릴리펏 궁정의 소인들처럼 소인의 입장이 되어버린 공간에서의 이야기를 비교하면 읽는 묘미가 있는 책이다.
3부에서는 라퓨타라는 섬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로 어떻게 보면 걸리버가 여행하는 나라들 중에서 가장
환상적인 요소가 가득한 곳이라고 해도 좋을것 같다. 왜냐하면 이곳은 날아다니는 섬이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날고자하는 인간의 욕망을 작품으로 그려낸 것이 아닐까 싶은 생각도 해보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에 나오는 후이늠은 말(馬)의 나라로, 동물을 의인화 했다고 봐도 좋을텐데 특이한 점은 말이 인간으로 여겨지고, 인간이라고 할 수 있는
야후가 괴물이 등장한다는 점이다.
어릴 때 읽었을 때는 이런 내용까지 있었나 싶은 생각이 든다. 확실히 어른들을 위해 쓰여진 책을 읽은
기억이 가물가물해서인지 이 책을 읽으면서 문득 완전히 새로운, 지금까지 내가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걸리버여행기』와는 색다른 책을 만나보게 된
것 같아 더욱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던 책이였던것 같다.